차별화된 품질을 앞세운 전문기업들의 브랜드 파워가 지난 1년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갈수록 매스티지(Masstige)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상위브랜드와 하위브랜드간 인지도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은 지난 1월부터 두 달간 전국 성인남녀 1만2000명을 대상으로 국내 156개 산업군,2485개 제품의 브랜드 파워를 알아보는 '제8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지수(K-BPI)'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K-BPI'는 소비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비자 조사를 통해 각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측정,지수화한 것이다.


이는 시장에서의 소비자의 상품구매 패턴을 알 수 있는 지표로,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와 충성도,구매로의 연결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전문기업의 브랜드파워 쑥쑥


올해 K-BPI 조사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공격적인 '브랜드 알리기 전략'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개별 브랜드들이 증가했다는 점이었다.


시장에서 각 사 제품의 품질이 비슷하게 여겨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품질 이외의 특징을 강조하면서 인지도를 높인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대표적으로 MP3플레이어 부문의 경우 '아이리버'는 MP3 전문 기업이란 브랜드를 강조함으로써 삼성전자의 '옙'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아이리버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갖추면서도 가격대비 좋은 품질을 갖고 있다는 점을 성공적으로 부각시켰다.


공기청정기 부문에서도 전문기업인 웅진코웨이,위니아만도,청풍이 대기업 제품보다 브랜드 파워가 높았다.


차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꾸준히 펼친 중견 기업들의 성과가 빛을 본 케이스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측은 "기존의 대기업들이 다양한 서브브랜드 전략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전문기업들이 개별 브랜드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이는 신규 시장에서 중소 브랜드의 나아갈 방향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스티지 브랜드는 여전히 강세


지난 몇년간 소비자들에게 강한 어필을 했던 매스티지는 지난해에도 강세였다.


매스티지는 '대중(Mass)'과 '명품(Prestige)'를 합성한 신조어로 '대중적 명품'을 의미한다.


저가 제품을 여러 개 구입하느니 하나의 명품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 전략이다.


매스티지는 과거 패션 산업에서 주로 나타났다면 최근에는 가전,자동차,유통,아파트 등 산업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고급스러운 캐주얼 의류를 표방하는 제일모직의 '빈폴'.빈폴은 결코 싸지 않은 가격임에도 캐주얼 의류 부문에서 3년 연속 브랜드 파워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문형냉장고와 드럼세탁기,대형 디지털 TV 등도 최근 보급형 제품군이 늘어나면서 매스티지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밖에 패밀리 레스토랑 부문에서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부문에서는 스타벅스가 고급 음식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매스티지 브랜드로 꼽혔다.



◆브랜드간 부익부·빈익빈 가속화


산업군별로 5∼10개의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상위-하위브랜드간 격차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실제 1999년 1차 조사때부터 올해까지 8년간 1위를 기록한 브랜드가 30개에 이를 정도다.


이는 국내시장에서도 일부 브랜드들이 꾸준한 마케팅으로 고객 인지도와 로열티를 높이면서 장수 브랜드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능률협회컨설팅측은 분석했다.


한편 상위 브랜드의 독주에 맞서 신규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하위브랜드도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8년연속 자양강장제 부문 1위를 차지한 동아제약의 '박카스'에 맞서 광동제약이 의약품이 아닌 비타민 음료 '비타500'을 내놓은 것을 들 수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