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일본 순회공연에서 예매율 70%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도쿄(13~19일 유포트극장)와 오사카(22~24일 NHK홀)에서 총 17회 공연되는 '지킬 앤 하이드'는 뮤지컬 부문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이 투자제작은 물론 마케팅까지 공동으로 수행하는 작품. 특히 13일 오후 도쿄 유포트극장에서 열린 개막공연은 유료객석 점유율이 90%에 이를 만큼 일본팬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객석을 메운 관객들은 주역 조승우를 비롯한 배우들의 능숙한 연기와 노래에 박수를 보냈다. 영화 '말아톤'을 수입 배급한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체 아뮤즈의 오사코 유키치 회장은 이날 공연을 보고 난 뒤 "배우들의 노래 솜씨가 뛰어나고 연출도 훌륭하다"며 "조승우는 뮤지컬로도 일본에서 통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지킬 앤 하이드' 일본공연은 한국의 오디뮤지컬컴퍼니와 일본 JK스파클재팬이 총 제작비 13억원을 절반씩 투자해 수익을 반분하는 조건으로 이뤄졌다. 오디뮤지컬컴퍼니는 수익을 2억~3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나 단순한 수익보다는 일본 뮤지컬시장의 사업성을 타진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오디 측은 일본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지킬 앤 하이드'는 지난해 국내에서 두 차례 공연돼 총 제작비 35억원,총 매출 44억원을 기록할 만큼 성공을 거두면서 일본 공연이 성사됐다. 주역 조승우는 영화 '클래식'과 '말아톤'이 일본에서 상영된 덕분에 이미 상당수의 일본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조승우와 더블캐스팅된 류정한도 '한류 뮤지컬 스타'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오디의 신춘수 대표는 "국내에서 제작된 뮤지컬의 일본공연은 그동안 판권 수출이나 순수 한국자본 투자만으로 이뤄졌다"며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제작 투자한 이번 공연은 일본뮤지컬시장을 파고드는 새로운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