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가 독일 제약사와 최대 1억3000만유로(약 16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특허권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녹십자는 13일 독자 기술로 개발해 현재 임상 2단계 시험까지 완료한 골다공증 치료제 'rhPTH'의 제조방법 특허권을 독일 BDD/CCDRD 그룹에 이전,상용화를 위한 공동 연구에 나서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rhPTH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아 내년 하반기 임상 3단계 시험에 들어갈 때 1차로 300만유로의 기술료를 받고 제품 상용화 단계에서 추가로 1300만유로를 받는 조건이다. 이어 제품이 나온 뒤 BDD/CCDRD 그룹으로부터 15년간 판매액의 4.5%를 로열티로 받기로 계약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녹십자는 이에 따라 이 특허권 이전으로 최대 1억3000만유로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녹십자는 특히 rhPTH를 제품화하면 자사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지역에서,BDD/CCDRD그룹이 아시아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독점판매권을 보유한다고 덧붙였다.

rhPTH는 녹십자가 1997년 세계 세 번째로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인간 부갑상선 호르몬 성분 골다공증 치료제로 손상된 뼈 자체를 재생시켜 골밀도를 높여주는 바이오 의약품이다.

회사측은 BDD/CCDRD 그룹과 공동으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독일 프랑스 헝가리 불가리아 등 유럽 4개국에서 166명의 여성 골다공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단계 시험을 진행한 결과 rhPTH를 투여받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골밀도가 5배 이상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상용화한 인간 부갑상선 호르몬 성분 골다공증 치료제는 미국 일라이 릴리사의 '포르테오'가 유일하며 미국 NPSP사는 현재 FDA로부터 제조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테오는 지난해 약 4억달러(4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녹십자는 포르테오가 34개 아미노산을 재조합해 만들어지는 데 비해 rhPTH는 84개 아미노산을 재조합하기 때문에 특허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장종환 부사장은 "BDD/CCDRD 그룹이 직접 rhPTH의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약물에 대한 확신을 가져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며 "2010년께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