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중견 휴대폰 제조업체 브이케이(VK)가 구세주를 만났다. SK텔레콤이 휴대폰 개발 자금으로 브이케이에 100억원을 지원했다. 브이케이는 13일 SK텔레콤으로부터 단말기 개발과 자재 구입 용도로 100억원을 빌렸다고 공시했다. 브이케이는 이 돈으로 개발한 휴대폰을 SK텔레콤이 올 상반기 중 미국에서 시작할 예정인 이동통신 서비스용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VK는 올해 들어 악성 루머에 시달려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브이케이는 SK텔레콤이 미국 어스링크사와 합작으로 설립한 힐리오에 경쟁력이 있는 단말기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단말기 개발작업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100억원을 빌려준 것은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브이케이는 SK텔레콤의 '전략적 파트너'다.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에만 휴대폰을 공급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자회사 SK텔레텍을 팬택으로 넘긴 후 빈 자리를 브이케이가 채워주고 있다. 브이케이는 번호이동제도가 시작됐던 2004년부터 저가 휴대폰을 SK텔레콤에 대량 공급했다. 시장에서 "번호이동제의 최대 수혜자는 브이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27일 휴대폰 보조금 허용이 확대되면 브이케이가 SK텔레콤용 저가 전략단말기를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