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경험 교수 태부족…컨설팅업계가 본 MBA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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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문대학원 졸업생의 최대 수요처인 컨설팅 업계는 국내에 MBA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추세는 일단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곧 문을 열 국내 MBA 과정의 교수진과 프로그램이 과연 해외 유명 MBA 코스와 경쟁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AT커니 컨설턴트 출신의 한 대기업 임원은 "MBA 교육뿐 아니라 국내 경영학 교육 자체가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경영학 교수들은 너무 이론에 치우쳐 있다"며 "실무 경험이 풍부한 대기업 임원이나 컨설턴트들을 교수진으로 많이 영입해야 하지만 보수도 적고 경력 관리에 별 도움이 안 돼 신설 MBA 코스는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국내 MBA 과정이 유명무실한 프로그램이 되지 않으려면 일본 중국 등 외국 학생들도 이 곳에서 무언가 얻어갈 수 있어야 하는데 이들을 위해 전부 영어로 강의할 수 있을 정도의 교수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최정규 맥킨지 서울사무소 대표도 MBA 과정이 성공하려면 "우수한 학생이 많이 지원하고 초기 졸업자들이 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야 한다"며 "이 두 가지 모두를 위해선 우수한 교수진 확보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적 경영의 특수성에 초점을 맞춰 이론과 실무를 잘 조합하면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국내 MBA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면서도 "실무 부문을 책임 질 경험 있는 사람들이 과연 기업에서 교수로 자리를 옮기려고 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미국 MBA의 경우 전임 교수가 특정 이론에 대해 한 시간 가르치면 기업에서 초청된 강사들이 수차례에 걸쳐 실무를 가르친다"며 "현장의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어떻게 프로그램을 잘 짜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