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 PC시장 옛 명성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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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기업인 삼보컴퓨터가 PC시장에서 점유율과 순위를 끌어올리며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법정관리 신청 후 업계 2위에서 4,5위로 추락했다가 지난해 4분기 2위로 복귀했다.
올해 초엔 법정관리 인가도 받아 재기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2005년 4분기 자료에 따르면 삼보컴퓨터는 데스크톱PC와 노트북PC 부문에서 점유율 13.6%와 15.8%로 각각 3위에 올랐다.
3분기엔 데스크톱(10.9%)과 노트북(9.3%)에서 5위까지 떨어졌는데 다음 분기에 2계단이나 뛰어오른 것.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합친 전체 PC시장에서는 삼보가 2위를 탈환했다.
데스크톱 시장 2위인 주연테크(13.9%)는 노트북 사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삼보가 판매량에서 앞선다.
삼보가 2위를 탈환한 것은 지난해 1분기 이래 3분기 만이다.
가트너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자료에서도 삼보는 LG전자와 한국HP를 제치고 데스크톱에서 3위(16.1%)를 차지했다.
주연테크(16.2%)와의 격차도 0.1%포인트에 불과하다.
노트북에서도 HP(11.4%)를 제치고 3위(17.0%)에 올라 2위 LG(17.6%)를 바짝 뒤쫓고 있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법정관리 충격이 점차 수그러들면서 원래의 기조를 되찾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군부대와 관공서에서 대규모 물량을 따냈고 109만원짜리 서브노트북 '에버라텍 3700'이 월 3000대 이상 팔리면서 힘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보의 실적 호전 때문인지 삼성 LG HP 등은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은 1위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30%대를 꾸준히 유지해오던 데스크톱과 노트북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모두 20%대(IDC 기준)로 미끄러졌다.
HP의 실적도 부진하다.
4분기 데스크톱 점유율은 11.5%로 전 분기(13.1%)에 비해 1.6%포인트 하락했고,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11.2%로 전 분기(14.5%) 대비 무려 3%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LG도 삼보에 밀려 노트북 2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보의 실적 호전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가격'을 앞세워 저가 공세를 펼쳤기 때문에 일시적인 호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것.
PC 업계 관계자는 "PC 시장에서 출혈경쟁이 계속되고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며 "삼보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