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代)를 잇는 피자 경영이 화제다.


주인공은 '성신제피자' 대표 성신제씨(58)와 장남인 성기훈 경영지원팀장(32)이다.


삼성전자 경영혁신팀에서 경영 컨설턴트로서의 꿈을 키우던 그가 과감히 사표를 던진 것은 지난해 4월이었다.


가업 계승을 결심하게 된 것은 순전히 '아버지 탓'이었다.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유학도 다녀오고 삼성전자에서 실전 수업도 더 받을 생각이었지만 피자에 대한 아버지의 열정에 반해 가업을 잇기로 했습니다."


연세대 공대를 졸업한 성 팀장은 엔지니어링 분야의 경영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 미국 렌슬러 공대에서 석사학위를 땄다.


아버지 성 대표는 지난 1984년 미국 피자헛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인물로,이탈리아 피자의 맛을 그대로 살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98년 성신제 피자를 설립했다.


성 팀장은 "20여년에 걸친 한국 피자의 역사가 저희 집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이탈리아어까지 직접 배우며 피자 본연의 맛을 국내에 보급하겠다는 아버지의 열정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신제 피자'는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여전히 중소업체에 불과하지만,아버지의 손맛에 나의 경영 마인드를 더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 합류를 서두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성 팀장은 1년여에 걸쳐 성신제피자에 몸담으면서 매장 수를 25개에서 35개로 늘리는 등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성과급 제도를 도입해 인력 관리에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앞으로도 삼성전자에 근무하며 익혔던 경영 기법들을 도입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특히 지난 2월 초엔 SK텔레콤과 멤버십 계약을 맺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계약 성사를 위해 SKT가 주최하는 이벤트에 꾸준히 참여하며 기회를 노렸습니다.


때마침 SKT도 성신제피자의 가능성을 인정했기에 계약이 이뤄졌던 것이지요."


성 팀장의 꿈은 이제 업계 1위를 겨냥하고 있다.


"1단계로 2008년 말까지 업계 3위로 올라서는 게 목표입니다." 올 5월엔 1호점인 명동점을 재단장한다.


성 팀장은 "앞으로 순수 국내피자 업체의 자존심을 걸고 명동에서 외국계 업체들과 정면승부를 펼칠 계획"이라며 "업계 1위가 단지 꿈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