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는 13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국민에게 미안하고,열심히 일하는 간부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골프 파문 이후 세 번째 대국민 사과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 중앙청사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앞으로 신중하고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한다는 자각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우리가 맡고 있는 직무가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차질 없이 국정정책이 잘 수행될 수 있도록 관리를 잘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대통령의 귀국을 앞두고 우회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주목된다. 금주 중 총리직 사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사실상 '정리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강진 공보수석은 그러나 "이 총리의 발언은 의례적인 것으로 거취와 관련한 언급은 아니다"며 이 같은 시각을 부인했다. 회의에 참석한 총리실 고위 간부도 "총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등 실무적인 얘기를 많이 하는 등 현안들을 챙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공석 중인 상황에서 총리가 사의를 공식적으로 밝히는 것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결례'인 만큼 이날 회의 발언과는 무관하게 사퇴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얘기도 총리실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