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직접 챙기기 어려운 영어 보충수업과 중간·기말고사의 수행평가를 교육기업에 맡기는 학교가 생겼다. 영어교육 전문업체인 능률교육은 인터넷 분야 특성화 고등학교인 선린인터넷고등학교와 협약을 맺고 3월부터 1년 동안 학교 맞춤형 영어교육 사이트인 '선린인터넷고등학교 e영어마을'을 운영한다고 14일 발표했다. 교육기업의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단체로 이용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수업과 시험문제를 업체에 모두 아웃소싱한 학교는 선린인터넷고가 처음이다. 능률교육이 선린인터넷고에 제공하는 영어 온라인 콘텐츠는 영어회화 관련 강좌인 'TEN English Club'과 어휘 관련 강좌인 '능률 VOCA' 등 총 10가지.학생들은 자유롭게 사이트에 접속해 편한 시간에 온라인 강좌를 들으면 된다. 이 중 영어회화 프로그램은 학교시험 수행평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성적은 사이트 접속 횟수와 능률교육이 제공한 시험지를 활용한 필기고사 등을 통해 매길 예정이다. 선린인터넷고 영어시험에서 능률교육이 제공한 회화시험의 성적 반영비율은 전체 수행평가 성적의 30%,총점의 15%로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할 때 15점이 반영된다. 수행평가의 나머지 점수인 35점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평가에 의해 결정된다. 정준 B2B영업팀장은 "처음에는 사이트를 통해 자유로운 시간에 온라인 시험을 보고 그 결과를 성적에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그러나 학생들이 참고서적을 갖고 시험에 임하는 등 공정성 문제가 제기돼 필기고사를 치를 수 있도록 문제지를 복사해 제공하는 것으로 시험 방식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선린인터넷고의 보충수업과 수행평가 아웃소싱 모델은 다른 학교에도 확산될 전망이다. 정 팀장은 "선린인터넷고 외에도 과학고와 인문계고 각각 1곳과 접촉하고 있다"며 "학교에 따라 교육과정,시험의 포함 유무 등을 달리 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