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브리지스톤사의 '투어스테이지' 골프클럽을 수입,시판하는 석교상사의 이민기 사장은 업계에서 '자유인'으로 통한다.


사장답지 않게 턱수염을 기르는가 하면 정장 대신 평상복 차림으로 직장을 다닌다.


또 주말이 되면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동호인들과 수도권 근교를 질주한다.


"저는 누구보다 보수적인 사람이었어요. 그러나 40대 후반이 되면서 그동안 내 속에 잠재돼 있던 것들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쉬운 것 말고 위험한 것에 도전하고 싶었지요."


그는 골프장도 오토바이를 타고 간다.


'할리 데이비슨 동호인'끼리 두 팀을 만들어 골프장을 찾아가면 그야말로 가관이라고 한다.


골프백은 한 명이 봉고에 싣고 골프장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붕붕' 소리를 내며 오토바이로 클럽하우스에 도착한다.


다른 골퍼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진입로가 코스와 떨어져 있는 광릉CC를 애용한다.


생활과 사고의 자유는 직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사장의 캐주얼한 복장은 직원들의 업무 스타일도 뒤바꿨다.


"회사를 재미있게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직원들에게도 회사에 일하러 오는게 아니라 놀러 온다고 생각하라고 자주 얘기하지요."


그래서 직원들끼리 팀을 짜서 해외여행을 다녀오도록 한다.


'음식문화체험' 등 테마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연 2회 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


전 직원이 하프 마라톤 완주 기록을 갖고 있고 이 사장은 풀코스 완주 경험도 있다.


자신의 기록을 돌파하는 직원에게는 포상도 한다.


이외에 골프 스노보드 등도 함께 즐기고 가족들을 초청하는 행사도 연다.


"연말이면 직원 아내들을 초청해 김장을 함께 담가 나눠갖습니다.


또 김밥 도시락을 싸오도록 해 같이 먹기도 하고 캠프파이어와 송년회 등도 합니다." 외로운 할머니들이 모여 있는 '안나의 집'이라는 곳도 7년째 방문하고 있다.


이러한 '가족적인 경영문화'는 직원들의 이직을 줄이면서 회사 성장으로 이어졌다.


석교상사가 최근 선보여 골프용품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GFD(GOLFER'S DOCK)'가 그 예다.


"골퍼들은 그동안 클럽메이커가 제공하는 기성품만 사야 했죠.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체형과 스윙을 파악한 뒤 이에 맞춘 클럽을 구입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GFD는 바로 그런 컨셉트로 탄생했습니다."


석교상사는 이에 따라 직원들을 일본에 보내 피팅자격증을 따도록 했고 4개 팀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을 지낸 김승학 프로의 처남이라는 연으로 골프계에 발을 디딘 이 사장은 "현재 골프용품업계는 지나친 가격경쟁으로 유통질서가 어지러운 상태입니다.


값싼 클럽만 찾다보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입니다. 이 난국을 '맞춤클럽'으로 타개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