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까르푸가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15일 한국 까르푸 관계자는 "17일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GS리테일 등 그동안 까르푸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국내외 유통업체 관계자를 불러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 법무법인이 이번 모임을 주간하며 이 자리에서 매각 방식과 실사 일정,우선협상자 선정 기준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한국 까르푸는 국내외 10여개 유통업체에 인수의향서를 보냈다. 이 가운데 홈플러스 롯데마트 월마트 등 3곳이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매각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한국 까르푸는 1996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게 된다. 이번 매각 결정은 한국시장에서 고전을 거듭,업계 3위 탈환이 사실상 힘들어진 데다,국내 할인점업체 간 신규 점포 확장 경쟁이 치열해진 요즘이 최고의 몸값을 부를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한국 까르푸의 32개 점포 가운데 월드컵점과 목동,일산,야탑점을 제외한 대부분 점포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끊임없는 매각설에도 불구하고 대외적으로는 '매각 계획이 없다'고 공언하며 대구지역 한 점포의 3개층을 리뉴얼링해 재개장하기도 했지만 몸값 끌어올리기 전략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매각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핵심은 인수가격.한국 까르푸측은 한국에 투자된 자금 등을 감안,최소 1조5000억원에서 최고 2조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달라는 대로 다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인수의향서를 받은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 까르푸 8개 점포를 일본의 이온그룹이 100억엔(약 824억원)에 인수했다"며 "실사과정을 거쳐봐야 알겠지만 현재로선 까르푸측이 제시하는 가격과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까르푸가 작년 4월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 매출은 1조6000여억원,영업이익 253억원,당기순익은 159억원이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