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서울대 고려대 등 국내 경영전문대학원(MBA스쿨) 6곳의 개교를 인가하면서 국내 MBA스쿨 전성시대가 열리게 됐다. 6곳의 학교가 문을 열면 국내 MBA스쿨은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성균관대 등 기존의 MBA스쿨과 6곳을 합해 12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MBA스쿨의 신규 인가로 MBA(경영전문석사)를 따기 위해 해외 유학을 택하는 직장인과 대졸자들의 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인가를 받은 대학 중 일부는 교육 과정면에서 해외 명문 MBA와 겨뤄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MBA스쿨 단계적 확대 MBA스쿨 설립을 신청한 16개 대학 중 10곳이 인가를 받지 못한 것은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4일자에서 지적한 것처럼 '해외 경영학 박사 품귀 현상'으로 전임 교수 요원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영전문대학원 설치 인가 심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성주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은 " 전임교원으로 일할 수준 높은 경영학 박사들이 부족한 상황에서 16개 학교의 설립을 모두 인가할 경우 학교들은 자격이 충분치 못한 교원을 채용할 것이며 교육의 수준도 떨어질 것으로 판단,설립 인가를 6개 학교에만 내줬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한국의 MBA스쿨 시장이 성숙돼 있지 않다는 점도 심사에서 고려했다"며 "교원의 공급과 시장의 성숙도를 감안해 단계적으로 MBA스쿨의 수를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MBA스쿨 설립을 신청하고 인가를 받는 데 실패한 건국대 계명대 동국대 동서대 아주대 인하대 중앙대 충남대 한국정보통신대 등 10개 대학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앙대 국제경영대학원의 강묵현 행정실장은 "지난해 12월부터 학교측에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와 당연히 선정될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신규 진입의 기회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학생정원 120명을 신청했으며 현재 경영대 교수 수는 34명으로 올해 신규 채용은 없었다. ◆입학 조건 까다로워 새로 인가를 받은 MBA스쿨은 등록금도 비싸고 입학 조건도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경영대학협회 인증(AACSB)을 받은 서울대와 고려대 MBA스쿨에 입학하려면 영어성적과 경력을 고루 갖춰야 한다. 서울대는 유럽식 모델을 따라 1년(5학기)짜리 MBA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학비는 4800만원 수준이다. 주당 6시간씩 15주 과정이 보편적이지만 주당 6시간(3학점)씩 8주로 기간을 줄여 기업체와 지원자의 기회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일단 100% 영어로 진행되는 과정과 한국어 과정으로 나눠 선발하며 영어 프로그램에서는 GMAT(미국 대학원 진학용 영어시험) 점수를 요구할 계획이다. 모든 과정에서 고등학교와 대학 학부(대학원 포함)의 성적증명서와 학업계획서,미래경력계획서,추천서 등을 제출토록 할 계획이며 기업이나 정부기관,비영리조직 등에서 3년 이상 일한 사람에 한해 선발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학생을 모집하는 곳은 고려대이다. GMAT 점수 제출은 요구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선발 과정에서 영어인터뷰나 다양한 영어 테스트 성적을 참고하는 등 그에 상응하는 영어 실력을 확인할 방침이다. 금융 전공은 100%,야간은 약 30%,전체적으로는 전 과정의 60%를 영어강의로 진행한다. 고려대는 3학기를 1년에 마치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봄(1~4월),여름(5~8월),가을(9~12월)학기로 각 학기마다 5과목 15학점씩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학비는 학기당 1200만원으로 연간 3600만원이 소요된다. 최소 3년 이상의 실무경력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다. 송형석·문혜정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