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가 지난 15일 작년 7월 일시적 절상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으면 중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물리는 법안 상정을 주도하는 미국 의원들이 내주 중국을 방문키로 하는 등 절상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내달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위안화를 둘러싼 움직임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위안화 절상 이후 최대폭 상승 15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8.0385위안으로 마감됐다. 위안화 가치가 전날보다 0.12% 상승한 것.지난해 7월 2.11% 절상한 이후 위안화 가치가 하루에 0.1% 이상 오른 건 처음이다. 위안화 가치는 절상 후 작년 말까지도 한 달 동안 평균 0.1% 상승하는 데 그쳤었다. 16일 개장 전에 고시된 기준환율은 달러당 8.0350위안으로 작년 7월 이후 최저치(위안화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하루 변동폭 0.3%(당일 기준환율 기준) 범위 내에서 위안화가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용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이징청년보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올 하반기 위안화의 실제 상승폭이 0.3%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 14일 전인대(全人大,국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인위적인 절상은 더 이상 없다. 시장 변화에 따라 환율이 오르고 내릴 공간이 있으며 환율 변동의 탄력성을 높이겠다"고 한 발언과 맥이 닿는다. 실제 원 총리가 이 발언을 한 날 위안화가치가 6일 연속 하락세에서 반등했으며 다음날 상승 폭이 커진 것이다. 중국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위안화 절상 이후 최대폭 상승이라며 상세히 보도한 것도 위안화가 시장에서 충분히 변동하고 있으니 절상압력을 넣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거세지는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위안화의 추가 절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미 의회의 대표적 인물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상원·공화)과 찰스 슈머 의원(상원·민주)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한다고 15일 발표했다. 그레이엄과 슈머 의원이 지난해 공동 제출해 계류돼온 대중 보복관세법안의 표결 시한이 오는 31일로 다가온 상황에서 이뤄지는 방문이다. 법안은 중국이 위안화를 추가 절상하지 않으면 중국산 상품에 평균 27.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게 골자다. 슈머 의원은 "(미국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표결에 앞서 중국 분위기를 점검하려는 게 방중 목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 상무장관은 원 총리의 인위적 위안화 절상 거부 발언이 있은 지 수 시간 뒤 "중국이 대미 경제 마찰을 해결하는 데 실패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중국측이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경우 연례 양국 무역위원회 회동이 미뤄지거나 취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후 주석의 방미 직전인 내달 중순 상반기 환율 보고서를 낼 예정이며 이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