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에 기업 인수·합병(M&A) 열풍이 확산되면서 인수 주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김병주(전 칼라일그룹 아시아지역 회장) 펀드'로 유명한 MBK펀드가 저축은행 업계의 전통명가 HK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것은 건실한 사모펀드의 저축은행 인수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일부 사모펀드가 저축은행을 인수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상당수 정체 불명의 펀드들로 인수 후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는 등 적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켜 왔다.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제조 업체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는 케이스도 늘어나고 있다. 철도차량 생산업체인 SLS중공업은 최근 인수한 부산 부민저축은행을 통해 자사의 어음 할인 업무 등을 맡기는 방식으로 안정적 수익을 올릴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 역시 고려상호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지금은 예가람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몸집'을 키우기 위한 대형 저축은행들의 추가적인 M&A도 예상된다. 옛 부산 한마음과 전북 나라저축은행 등을 인수한 솔로몬저축은행은 "추가적인 M&A가 언제든 가능하다"며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 건실한 자금이나 우량기업이 저축은행 매입에 나서는 것은 무분별한 소액 신용대출로 부실화됐던 저축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