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주춤거리고 있다.


올 1월 중반 이후 국내 증시는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박스권에서만 오락가락하는 중이다.


수급과 재료 측면에서 모두 뚜렷한 반등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원화강세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기업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고,미국은 물론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증시엔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작년 말부터 연초까지 펀드로 몰려들던 돈도 이제는 확실히 주춤해졌다.


증시 일각에서는 1분기 실적의 윤곽이 드러나는 4월 초순까지는 지금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3월 결산 법인을 대상으로 한 배당투자를 고려할만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배당을 받을 수 있는 3월 말이 가까워지고 있어 약세장의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적이 크게 호전된 3월결산 법인


3월에 결산을 하는 기업 중에는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가 많다.


지난 회계연도에는 주가 상승으로 거래량이 급증하고 내수경기도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증권 등의 금융회사의 이익이 대폭 증가,3월 법인의 전체 실적도 전반적으로 호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대우증권이 지난 3분기(2005년4~12월)까지 국내 69개의 3월 결산 상장법인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도 전체의 87%에 달하고 영업이익은 전년 전체보다 46% 많을 정도로 실적이 좋아졌다.


3월 법인의 배당성향(순이익에서 현금배당으로 지급된 금액의 비중)이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유지돼온 만큼 이 같은 실적 호전은 배당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성낙규 대우증권 연구원은 "2002년 이후 3월 결산 법인의 배당성향은 40% 내외에서 꾸준하게 유지돼 왔다"며 "이는 기업들이 이익의 일정 부분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주주우선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3월 결산 법인에 대한 배당투자를 더욱 주목하 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배당 투자 관심 종목


무엇보다 전년보다 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증권주가 배당 투자 1순위로 꼽힌다.


최근 몇 년간 배당을 하지 못했던 대우·현대증권 등 일부 대형사도 올해는 배당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증권주의 배당은 전반적으로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심규선 CJ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대신증권 우선주와 보통주,대우증권 우선주,우리투자증권 우선주 등이 높은 배당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배당성향을 유지해 왔고,우리투자증권은 배당성향을 높게 가져가겠다고 밝힌 상태"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한국캐피탈 하나증권 한국주철관 신영증권 등을 배당투자 관심주로 선정했다.


이들 종목은 최근 3개 연도 연속 배당을 실시한 기업들로,지난 3분기까지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넘게 증가한 공통점이 있다.


또 최근 20일 일평균 거래량이 1만주가 넘어 유동성도 비교적 풍부한 종목들이다.


대우증권은 에스씨디 유화증권 신흥증권 한양증권 국제엘렉트릭 유나이트드 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역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종목들이다.


다만 전년까지는 3월 결산 고배당 종목 리스트에 꼭 올랐던 보험주는 이번에 배당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심규선 연구원은 "손보사 중 배당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는 동부화재도 2%대에 머물고 있고 상당수 보험사는 배당수익률이 1%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 전문가가 권하는 투자요령


전문가들은 배당투자에 나설 때는 반드시 사전에 투자 대상 기업의 예상배당금을 추정해 보고 이에 기초해 배당투자 기대수익률을 정해놔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래야만 배당받을 목적으로 주식을 샀더라도 주가가 급등해 기대수익률보다 높은 이익을 얻었다면 배당 전이라도 과감하게 차익을 실현하는 등의 유연한 매매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기대수익률을 정하지 않고 배당투자에 나섰다가는 자칫 매도 시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 결국 배당금보다 더 큰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보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배당주를 고를 때는 이익과 배당의 지속성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적어도 최근 3~5년간의 배당성향 또는 배당금이 일정했던 기업의 경우 올해 예상 배당금도 추정하기 쉽다.


또 중소형주보다는 가급적 대형주로 배당투자를 하는 게 유리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잘 안되는 중소형주는 배당락이 대형주보다 더 크거나 이를 회복하는 기간도 더 오래 걸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동일한 배당수익률이라면 가급적 거래가 활발한 대형주 위주로 배당투자를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