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욱 감독의 멜로 '로망스'는 권력자의 아내 윤희(김지수)와 말단형사 형준(조재현)이 만나 아름답고 슬픈 사랑을 하게 되는 고전적인 스토리 영화다.


극중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하는 소품은 윤희의 의상이다.


고전미와 세련미가 혼합된 '재키 룩'(재클린 케네디 룩)이 기본이지만 고루함과 따분함을 덜어내고 로맨틱한 느낌을 실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재키 룩이다.


윤희가 입고 있는 대부분의 옷은 의류브랜드 '라뚤(lattule)'이 만든 것이다.


이 회사의 디자이너 조선경씨는 장면마다 컨셉트를 분석하고 거기에 어울리는 원단을 선택한 뒤 의상 제작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원하는 색깔이 나올 때까지 염색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또한 조씨는 자신이 직접 짠 니트를 윤희에게 입힐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윤희의 의상 중 프릴(주름장식)이 가미된 하늘하늘한 소재의 꽃무늬 블라우스,수가 놓인 재킷과 시폰(속이 비치는 천) 등으로 만들어진 스커트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어둡고 칙칙한 색은 피하고 연분홍이나 연노랑,베이지 등 산뜻하고 따뜻한 색깔의 의상들은 주인공 내면에 깃든 온화함과 열정이 적당히 묻어나도록 해준다.


영상미도 더욱 풍성해진다.


라뚤은 이처럼 손자수 등 장식이 풍부한 디자인으로 여성의 우아함을 강조하는 옷을 생산 판매하는 브랜드다.


현대적이라기보다는 16~17세기 서구에서 유행하던 복고풍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윤희 의상은 올해 패션 트렌드를 예고해준다.


화려한 색감보다 은은한 수채색을 이용한 로맨틱함,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시폰과 레이스,고급스런 자수와 구슬장식의 옷이 그것이다.


윤희 의상은 특별 제작된 것이어서 가격을 꼬집어 제시할 수 없다.


그러나 라뚤이 생산하는 레이스 소재의 스커트는 20만~30만원,시폰 소재 블라우스는 20만원대,하이힐은 2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