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징포(白骨徵布·조선말기 세정이 문란했을 때 죽은 사람을 생존해 있는 것처럼 군적과 세금 명부에 올려 세금(군포)을 받아가던 일).' 국내 234개 기초단체 중 최고 부자 동네인 강남구가 숨진 사람에게 재산세를 부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11월 강남구청 구정신문에 '종부세 자진신고 납부자는 법률적 구제신청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게재한 것과 관련,특별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강남구의 재산세 2001∼2005년치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강남구는 1993년 숨진 사람을 포함,사망자 3992명에게 재산세 16억원을 부과했다. 특히 1994년 세상을 떠난 김 모씨에게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944만원을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대 행자부 조사팀장은 "사망자 재산을 상속한 사람에게 재산세를 물려야 한다"며 "사망으로 인한 납세자 변경 내용은 호적 및 주민전산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는 또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재건축 조합원의 소유 토지에 대해 낮은 세율을 부과하도록 돼있음에도 높은 세율(종합합산과세)을 적용,5억7400만원의 세금을 더 물렸다. 이처럼 과다 부과된 지방세는 8743건,95억원에 이른다. 강남구는 이와 함께 재산세 면제·감면 대상이 아닌 부동산에 대해 재산세를 면제해 주는 등 55억원(7446건)의 재산세를 덜 걷었다. 행자부 관계자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강남구가 재산세 단일세목에서 잘못 부과한 세금이 모두 150억원"이라며 "이는 지자체 감사 결과 사상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강남구는 종부세 신설을 반대하기 위해 2004년부터 9회에 걸쳐 2억원의 예산을 편법 집행했다. 행자부는 강남구에 대해 41건의 시정·주의조치와 함께 1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키로 했다. 특히 감사 거부 주동자 1명을 포함,징계요구 대상자 중 4명에 대해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강남구는 "행자부의 법 적용 및 해석과 의견을 달리하는 사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구체적인 감사 결과가 통보되면 변호사 등의 자문을 받아 이의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