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바람둥이 임정환(최성국)과 조폭도 때려잡는 폭탄 여검사 고은주(신이)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구세주'는 무리한 억지웃음만 자아낸다는 악평에도 불구하고 상영 후 지난 한 달간 박스오피스의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한 영화다.


영화에서 은주는 '촌빨' 날리는 못난이 엽기녀다.


그녀는 자신이 찜한 남자를 잡기 위해 그야말로 자기식의 섹시함(?)으로 무장하고 정환에게 다가간다.


군대로 정환을 면회 간 은주는 흰색 셔츠에 청색 주름치마,그리고 자수가 놓인 노란색 끈 티셔츠를 입었다.


양 갈래로 올려 묶은 긴 머리는 청순한 이미지를 주기에 딱 좋지만,화장으로 떡칠한 얼굴은 촌티의 원단이 됐다.


결혼 뒤에도 남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속옷 패션을 선보인다.


레이스로 치장된 브래지어 위에 코슬릿(끈으로 묶어 몸통을 감싸는 옷)을 덧입고 아래는 짧은 치마를 받쳐 입었는데,그 모습이 유혹적이라기보다는 가히 엽기적이다.


그러나 웨딩드레스는 못 생긴 그녀도 신데렐라로 만들어주는 마법을 걸었다.


정환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하지는 못했지만(그것은 그가 은주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은주의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은 여느 신부 못지않게 예뻤다.


단순한 디자인에 구슬로 화려함을 더한 드레스는 자그마한 그녀의 신체조건에 어울리게 허리선을 가슴 바로 밑에까지 높였고,주름을 살짝 넣은 퍼프소매로 귀여움을 살렸다.


올봄 최신 유행 웨딩드레스가 어깨를 훤히 드러내는 톱스타일이라고 하지만,몸의 선을 따라 단정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은주의 드레스 역시 현대적이면서 세련돼 보였다.


또한 몇 년 전 탤런트 채림이 쓰고 결혼식을 한 뒤 요즘 신부들이 너나없이 쓰고 있다는 화관을 은주도 썼다.


면사포와 함께 쓴 작은 장미꽃 화관은 그녀의 귀여운 매력을 한껏 살려주기에 적합한 액세서리가 됐다.


유미하(패션 칼럼니스트) mihar@magic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