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 대신 해남 참다래… 신토불이 맛 "외국産 물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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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그린키위 대신 토종 키위인 해남 참다래,일본 딸기 품종보다 토종 딸기.' 외래종(種)이 장악해온 과일 수산물 등 신선식품 시장에서 토종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끊임없는 품종 개량으로 수입산보다 뛰어난 맛과 품질을 일궈낸 토종 먹거리가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
지난 24일 오후 삼성플라자 분당점 신선식품 코너.한 켠에 쌓여있는 딸기를 고르는 고객 가운데 90%는 토종 딸기인 '매향'과 '설향'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옆에 있는 일본 딸기 품종인 '장위'나 '육보'를 고르는 손님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올 들어 삼성플라자 분당점에서 하루에 팔리는 딸기는 평일 평균 550만~600만원,주말엔 800만원어치에 이른다.
이 가운데 58%는 매향,40%는 설향 딸기가 차지하고 있다.
장위 육보로 알려진 대표적인 일본 품종 딸기는 2% 정도로 점유율이 뚝 떨어졌다.
국내 딸기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해온 일본 품종 딸기가 '토종'의 대반격에 급속히 설 땅을 잃어가고 있는 것.매향과 설향은 2004년 농업진흥청이 자체 개발,국내 농가를 통해 작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들 토종 딸기의 가격은 일본 품종보다 조금 비싸지만,갤러리아백화점,이마트 등에서도 매향 딸기의 판매량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현재 전체 딸기 매출의 약 7~10%를 '매향' 품종이 차지하고 있는 것.
삼성플라자측이 국내 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대부분 물량을 확보한 까닭에 이마트 등 다른 유통매장에서는 아직 물량이 충분하지 않다.
하동열 이마트 청과팀 바이어는 "매향은 일본 품종에 비해 향이 좋고 당도가 높아 갈수록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아직 재배 농가가 적어 공급량이 절대 부족하지만 내년에는 재배 농가가 늘어 전체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타민 함유량이 많아 인기가 높은 '키위 전쟁'에서도 국산 참다래의 선전이 돋보인다.
전남 해남 일대가 원산지인 참다래 판매량이 미국산 그린키위를 앞서고 있는 것.삼성플라자 분당점에서 하루 평균 키위 매출은 80만~150만원.이 가운데 97% 이상을 참다래가 차지하고 있다.
삼성플라자 관계자는 "참다래는 새콤한 맛이 강하고 과육이 그린키위보다 단단해 찾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할인점인 이마트의 명태매장에서도 판도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마트가 국내 원양어선인 인정수산과 손잡고 작년 5월부터 선보인 '웰빙 동태'의 판매량은 지난달부터 일본산 생태 판매량을 크게 앞질렀다.
작년 5월 10%에 불과했던 동태 판매량이 60%로 늘어난 것.한달 판매량도 1억원 미만에서 4억~5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마리당 가격은 일본산 생태가 3800원,웰빙 동태는 1800원.
웰빙 동태를 개발한 금석헌 바이어는 "동해안 수온 상승으로 국내 연안에서 명태가 거의 잡히지 않아 생태는 일본산을 전량 수입하고 있다"며 "하지만 선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에 착안해 국내 원양어선과 손잡고 베링해 등지에서 잡은 명태를 즉석에서 냉동시켜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