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문화관광부 장관에 취임하는 김명곤 전 국립극장장은 장관 내정 직후 평소 가깝게 지내온 선·후배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평소 소탈하고 부드러운 성격으로 권위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을 사귀어온 그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삶과 문화예술에 관해 논하는 곳이라면 자리를 가리지 않고 참여해 교류 폭이 넓다.


서울대 독어교육학과(72학번)를 졸업한 뒤 잡지사(뿌리깊은나무) 기자와 학교 교사를 거쳐 연극과 마당극 창극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배우 연출가 극작가 등으로 활동했던 만큼 문화예술계 인맥이 풍부하다.


1970년대부터 마당극과 연극을 함께했던 연극연출가 임진택(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부회장),박인배(민예총 상임이사),채희완(부산대 무용과 교수) 등은 30년 가까이 절친하게 지내는 사이다.


김용태씨(민예총 회장)와 화가 임옥상씨, 김정헌 문화연대 상임공동대표(공주대 교수),문화기획가 강준혁씨 등도 이때부터 사귀어온 사람들.서울대 사범대 연극반 선배인 권오일 극단 성좌 대표와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대표와도 가깝다.


국악인 김영동씨,연출가 이상우씨,김학천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등도 연극반에서 만난 지인들이다.


김윤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연출가 조항용,연극인 윤인근(교사)씨도 연극반 멤버였다. 장선우 감독은 대학시절 탈춤 모임에서 만났다고 한다.


민중문화운동을 함께했던 김지하 시인과 소설가 황석영씨,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유인태 의원의 동생인 유인택 기획시대(영화사) 대표,이애주 서울대 교수 등도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다.


1986년 극단 '아리랑'을 창단해 첫 공연작 '아리랑'을 무대에 올릴 때에는 김 장관이 대본을 쓰고 출연까지 했으며 유인택 대표가 홍보를,지난 2월 타계한 사진가 김수남씨가 사진을,화가 김봉준씨가 배경미술을 맡아 모두 무료 봉사했다.


현재의 성향은 상당히 다르지만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원내대표)과도 인연이 있다.


배화여고 교사 때인 1978년 교사극단 '상황'에 참여하면서 이 의원은 극단 대표로,김 장관은 연출자로 함께 활동했다.


1983년 영화 '일송정 푸른 솔은'에 출연하면서 이장호 감독과 친해졌고 영화 '서편제'에서 만난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이태원 태흥영화사 대표 등은 지금도 친한 사이다.


또한 대학 4학년 때 서울 종로의 단성사 근처 연습실에서 소리를 배웠던 박초월 명창(1983년 작고)과 안숙선 명창도 빼놓을 수 없는 지인.김 장관은 임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남녀 주인공 아버지 역을 맡기로 돼 있었으나 장관이 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국립극장장을 맡은 이후에는 교류 폭이 더 넓어졌다.


2003년 10월 국립극장 후원회를 만들면서 초대 후원회장을 맡은 이시형 박사(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장)와 후원회원이 된 한승헌 변호사(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정성진 국가청렴위원장,조돈영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김대곤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이 김 장관을 적극 지원했다.


소설가 이윤기씨도 막역한 사이다.


이씨가 미국 미시간주립대에 있을 때인 1993년 대규모 한국학대회를 준비하면서 무대에 올릴 통일기원굿과 판소리,민요굿판 등의 연출을 김 장관에게 맡기면서 친해졌다.


두 사람은 당시 자동차 여행을 함께하며 공감대를 넓혔다.


이씨는 저서 '어른의 학교'(민음사)에서 "소리를 하든 연기를 하든 연출을 하든 자기가 하는 일에 깨어 있어야 한다"는 김 장관의 말을 소개했고,김 장관의 책 '꿈꾸는 퉁소쟁이'를 만들기도 했다.


문화계 원로인 연극배우 장민호 백성희씨와 차범석 전 예술원 회장,염무웅 영남대 교수,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시인 고은 신경림씨,소설가 이청준 조정래씨 등도 자주 만난다.


또 박원순 변호사(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와 최열 환경운동연합 고문,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시사평론가 김영호 정범구씨,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등도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다.


화가 여운씨,서예가 송정희씨와도 가깝다.


기업인으로는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과 이종익 삼익유가공 대표,조대웅 서울문화사 대표 등이 지인그룹에 속한다.


전주고 동문 선후배들과도 격의 없이 지낸다.


고교와 대학 동기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고도원의 아침편지'로 유명한 고도원씨는 동기생이다. 이외에도 각계 많은 지인이 있으나 그의 조심스런 성격 때문에 특별히 누구를 거론하지는 않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