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서울시장으로 영입을 적극 추진 중인 강금실(康錦實) 전 법무장관이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표명을 4월초로 미룬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 전 장관의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서 입장표명 시기를 미룬 것은 심경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 전 장관은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3월말까지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아직 나서서 발표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며 "4월5일을 전후해 출마 여부에 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당 내에서는 강 전 장관이 본격적으로 당에 대한 전략적인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 전 장관은 이미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강 전 장관은 우리당의 권유에 따라 서울시장에 출마하고, 출마선언 시점도 우리당 전략에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출마선언 시점을 연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출마선언 시기와 관련, `영입인사에 대한 릴레이입당의 피날레는 강 전 장관이 장식할 것'과 같은 우리당의 희망사항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강 전 장관 본인의 자유의지를 강조할 필요가 생겼다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더라도 당과 최대한 거리를 두고 `시민후보' 전략으로 선거에 임할 계획인데 출마선언부터 당의 전략에 따르는 모습을 보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강 전 장관이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 우리당 국회의원이 가서 이야기하면 안듣는다"며 "당과 확실하게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광재(李光宰) 기획위원장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강 전 장관의 출마 문제와 관련, "아직까지 결정된 바도 없고, 아직 연락받은 바도 없다"며 "강 전 장관이 함께 해준다면 우리당 후보 성격도 있지만, 서울시민 후보적인 성격이 대단히 강하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이 출마선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입장표명 시기를 4월초로 미뤘다는 분석도 있다.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 한명숙(韓明淑) 지명자에게 사회적 관심이 모아져 있고, 김재록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게이트'로 번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강 전 장관이 출마선언을 할 경우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당의 한 의원은 "총리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된 다음에 출마선언을 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당은 강 전 장관이 입장표명 시기를 미룬 것과는 별개로 강 전 장관을 맞을 막바지 준비단계에 들어갔다. 우리당은 특히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주장하고 있는 이계안(李啓安) 의원과 경선방식에 대해 절충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은 국민참여경선을 주장하고 있는 이 의원에게 여론조사방식의 경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한 의원은 "국민참여경선의 경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여론조사방식이 합리적이다"며 "여론조사에 앞서 강 전 장관과 이 의원이 TV토론을 벌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