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국보급 문화재들이 오는 6월 서울에 들어와 일반에 공개된다. 이건무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8일 남북한 박물관 간의 첫 교류사업으로 북한의 국보급 문화재 90여점을 들여와 일반에 선보이는 '북한 문화재 특별전'을 6~7월 국립중앙박물관에서,8~10월 국립대구박물관에서 갖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지난 24일 개성의 자남산여관에서 북한의 김송현 조선중앙력사박물관 관장과 해방 이후 첫 남북 대표 박물관장 만남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구석기 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북한이 자랑하는 민족사 전 시기의 국보급 문화재들이 대거 선보인다. 지금까지 남한에서 고분벽화 모사도 등 고구려 유물 전시회는 세 차례 있었으나 전 시대를 포괄하는 유물 전시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특별전에서 선보일 90여점의 문화재 가운데 65점은 고고·역사 유물이며 나머지는 회화류다. 이 중 평남 상원에서 출토된 '상원 금은모루 구석기'와 평북 용천에서 나온 '신암리 출토 청동칼'은 구석기와 청동기 시대 유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악기(樂器)로 평가받는 '서포항 출토 뼈피리'도 온다. 1993년 개성 태조 왕건릉(현릉)에서 나온 '왕건 청동상'을 비롯해 개성 관음사 관음보살좌상,발해 치미,신계사 향완,불일사 오층석탑 출토 금동탑,나옹화상 육환장(돌지팡이) 등도 주목되는 유물들이다. '태조 왕건 청동상'은 높이 143.5cm의 나신(裸身) 좌상으로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에도 기록돼 있는 유물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