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 3월30일 퇴임 현대건설 이지송 사장이 내일(30일)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3년 임기를 모두 마감한다. 30년 현대건설맨 생활을 정리하는 것이다. 퇴임을 이틀 앞둔 28일 이 사장은 평소와 같이 장시간의 회의와 수주를 위한 입찰가 결정 등을 직접 챙기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이틀후 회사를 떠난다는 것을 믿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앞서 이 사장은 며칠전 두바이에서 직접 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오는 등 퇴임을 앞두고 더 열정적으로 회사일에 매진했다. 지난달 전격 사의를 표명했을 무렵 이 사장은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는듯했으나 28일 만난 이 사장의 모습은 어느때보다 건강해 보였다. “마음이 지금처럼 편안하고 홀가분한 때가 없었다”며 이 사장은 건강회복의 이유를 설명했다. 사장 연임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갑자기 사의를 표명하고 30년 현대건설맨 생활을 정리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고 이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으리라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 사장은 “30일 퇴임후 강단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올 8월까지는 쉬면서 모교(한양대) 등에서 간간이 요청이 들어오는 특강 등을 하고 9월부터는 현재 명예총장으로 있는 경동대에서 명예교수로 주3회 강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치나 사업에는 관심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건설인이 퇴임후 할 일이 뭐가 있겠냐”며 정계진출이나 개인사업 등은 할 생각이 없고 강의를 하며 후학양성에 힘쓰겠다고 답했다. 이 사장은 재임중 난파위기에 처한 현대건설을 살려낸 ‘구원투수‘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직원들은 '그를 나락으로 떨어지던 현대건설에 가장 적합한 사장이었다'고 평가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직원들에게 ’현대건설맨’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전직원이 경영정상화에 힘을 모으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건설은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인재경영과 직원 사기진작에 경영의 주안점을 뒀다. 건설교통부와 업계 등 외부에서는 그를 ‘진정한 현대맨으로 또 영원한 건설인’이라고 평가한다. 회사회생과 건설업 발전외에는 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7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수주를 위해 중동을 이웃집처럼 누빈 것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다. 기자들은 이지송 사장에게 기사를 통해 많은 별명을 붙여줬다. ‘눈물사장’ ‘시루떡경영’ ‘촌놈사장’ 등이 그것이다. 이 사장은 사장취임직후 미국에서 이라크 미수금을 받아내기 위한 인터뷰에서 눈물로 호소했고 태안기업도시 선정 등 주요 경사때마다 눈물을 흘렸고 지난해 노사단체협약 자리에서 경영정상화에 대한 감사표시로 노조가 금반지를 선물하자 눈물을 쏟았다. 이 사장은 현대건설 과거 업보의 멍에로 검찰의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 재임중 가장 큰 위기를 맞아 고초를 겪었던 해인 2004년말 기자들과의 송년회 자리에서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렇게 공사석에서 자주 눈물을 보인 이 사장은 ‘눈물사장’임이 분명하다. 이 사장은 공사수주때마다 직원들에게 떡을 돌려 사기를 높였고 시무식 등 주요 행사때마다 직원들에게 떡을 주고 격려해 ‘시루떡경영’으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사장취임후 이라크 미수금을 받아내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것이 난생 처음이라고 밝히고 지난해 봄 이란 사우스파 준공식때 이란 대통령을 면담한뒤 충청도 촌놈이 현대건설 사장이돼 외국 대통령까지 만났다고 말해 ‘촌놈사장’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처럼 이 사장은 업계에서 뉴스의 중심에 서며 많은 별명을 얻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모두를 통칭해 그를 ‘감성경영의 달인’이라고 부르고 싶다. 이 사장은 사업과 관련해서는 직원들을 꼼짝못하게(?) 하는 무서운 경영인이지만 경사가 있을때와 사석에서는 무장해제한채 격려를 아끼지 않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다. 어떻게 사기를 진작시키고 흥이 나게 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경영인이다. 사업성공을 위해 직원들의 기와 자존심을 세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과거 건설종가 명성을 되찾고자 보기에는 촌스럽기는 하지만 자존심의 상징인 파란색 작업 점퍼를 다시 제작해 현장은 물론 본사에서도 입게 했고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흉상을 본사 로비에 세우며 현대정신의 계승을 강조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지송 사장이 피붙이 가족보다도 더 정 명예회장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킨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다른 회사에도 입사식과 시무식이 있지만 이런 의례적인 일이 이 사장의 손길을 거치면 어김없이 이색 행사로 바뀌어 주목을 받았다. 모두 이 사장 특유의 감성경영의 산물들이다. 내부 직원과 외부 인사, 그리고 기자들 모두에게 이 사장은 진정성을 갖고 사업을 설명한다. 아마 국내 CEO중 기자실에 가장 많이 들르고 기자들과 가장 많은 대화를 한 사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다보니 현대건설과 관련한 오보나 악의적인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일부에서는 이 사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하는 것으로 잘못 아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연임이 기정사실화된 상태에서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퇴임하는 것에서 비롯된 오해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장은 현대건설 구원투수로서 줄곧 자신이 바라던대로 회사의 경영정상화와 재도약의 기반을 다지고 임기를 마치는 성공한 경영인이다. 숱한 화제와 기사거리들을 몰고 다닌 이 사장이 우여곡절 끝에 30년 현대건설맨 생활을 정리하고 내일(30일) 회사를 떠난다. 이지송 사장은 3년 재임기간동안 대내외적으로 많은 이미지와 기억들을 남겼다. 이지송 시장은 기자 개인적으로는 ‘감성경영의 달인으로’ 현대건설 내부적으로는 ‘영원한 현대맨이자 경영정상화의 수장으로’ 경제계에서는 ‘진정한 건설전문경영인’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지송 사장이 교수로서 강단에 서면 아마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줄 것 같다. 그래서 걱정이다. 수업이 제대로 될 수 있을지... 1940년 7월 15일 충남 보령 경동고 한양대 토목공학과 학사,석사,박사 졸업 건설교통부, 수자원공사 근무 76년 현대건설 댐 건설소장으로 입사 경인운하㈜ 대표이사 사장 경복대학 토목설계과 교수 03년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유은길기자 eg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