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은행이 1조 8,776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5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의 영업수익은 감소한 반면 영업비용은 무려 1조 4,449천억원 늘어나 적자규모도 2조원 가까이 확대됐습니다. 지난해 한은의 영업수익은 7조 4,245억원으로 2004년에 비해 5,092억원 감소했습니다. 원화환율 하락으로 외화증권 이자수입이 5,008억원 감소한 5조 3,036억원에 그쳤고 유가증권매매익도 3,361억원 줄어든 7,191억원에 머물렀습니다. 영업비용은 2004년 7조 8,988억원에서 지난해 9조 3,437억원으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외국환평형기금 예치금 증가와 국제금리 상승으로 지급한 예금이자가 5,768억원 늘어난 1조 5,66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통화안정증권이자도 발행규모 증가에 따라 5,596억원 늘어난 6조 1,440억원을 나타냈습니다. 한은은 올해 적자규모를 지난해 초 5천억원대, 10월 국감당시 1조 4천억원대로 예상했으나 환율과 금리 등 시장변수가 급변하면서 적자폭도 점차 확대됐습니다. 한은은 지난해 결손금 1조 8,776억원을 임의적립금 이입으로 보전했습니다. 올해도 환율하락과 국제금리 상승이 계속될 전망이어서 한은의 적자 탈출은 당장 쉽지 않을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적자와 흑자를 오갈 수 있다"면서 "단순히 적자를 기록한 것보다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2일 박승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의 적자는 정책 수행의 결과로 볼 수 있다"면서 "한은이 흑자를 내면 수익을 국고로 편입시킬 게 아니라 내부적립금으로 쌓아 적자 발생시를 대비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은주기자 ej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