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미셸 위(16·나이키골프)가 프로로 전향한 이후 첫 출전한 메이저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1라운드에서 2위에 오른 뒤 기자회견장에서 이처럼 밝혔다.


위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 미션힐스CC(파72·6569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보기없이 버디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날 버디 10개를 잡으며 10언더파 62타로 메이저대회 최소타 타이 신기록를 작성한 로레나 오초아(25·멕시코)에 4타 뒤진 단독 2위다.


위는 지난해보다 노련한 코스매니지먼트를 선보이며 우승이 다가왔음을 알렸다. 한 기자가 "18번홀(531야드)에서 왜 '2온'을 시도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위는 "그린 앞 해저드를 넘겨 그린까지 220야드 정도 남았다. 그러나 그 때까지 나는 6언더파였다. 무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미 선두권에 포진한 상태에서 욕심을 내 1타를 줄이는 것보다 안전한 공략을 택했다는 것. 위는 그러면서 "나는 지난해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위는 "우승한 뒤 18번홀 그린 옆 연못에 뛰어들고 싶으냐"는 물음에 "내일만 생각하겠다. 지금 당장은 내일 어떻게 칠 것인가만 생각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만 해도 "너무 너무 뛰어들고 싶다.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고 거침없이 말했던 것과는 판이한 반응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위는 "운전 자격증을 갖고 있다"고 받은 뒤 "코스에서는 성인처럼 생각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자신의 생애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한 오초아는 "그린이 딱딱하고 빠른데다 러프도 깊어 이처럼 좋은 스코어는 기대하지 못했다. 오전에 바람이 없어 공격적으로 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미셸 위뿐만 아니라 첫날 10위권 내에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다.


스폰서 초청을 받고 출전한 17세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이 4언더파 68타로 4위에 올랐다. 19세 폴라 크리머(미국)는 3언더파 69타로 20세의 이선화(CJ)와 함께 공동 5위를 기록했다. 또 17세의 모건 프레셀(미국)과 20세의 브리타니 랭(미국), 미야자토 아이(일본) 등은 2언더파 70타로 공동 10위권이다.


'메이저 싹쓸이'에 나선 아니카 소렌스탐(26·스웨덴)은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17위로 출발했다. 박세리(29·CJ)와 박지은(27·나이키골프)은 나란히 2오버파 74타로 공동 44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