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30일부터 1박2일간 원주 가나안 농군학교에서 개최한 의원 수련회가 일각의 반발로 벌써부터 그 효과에 물음표가 던져지고 있다. 최연희(崔鉛熙) 전 사무총장의 성추행 파문,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 등을 계기로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고 도덕적ㆍ정신적 재무장을 하자는게 수련회의 취지임에도 행사 내용 등을 놓고 내부 비판론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련회 첫날인 30일 밤에는 일부 의원들이 농군학교를 `무단' 이탈하면서 수련회 분위기가 상당히 어수선해졌다는 전언이다. 취재결과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을 신청한 한 의원이 `선거 운동'을 이유로 30일 밤 농군학교를 빠져나왔고, 또다른 서울지역의 한 초선의원도 개인약속을 들어 서울로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지역 한 초선의원은 농군학교를 나오면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이 어떻게 가야하는지 모르는 것 같아 너무 한심하다"며 수련회 프로그램에 대해 우회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공천심사를 이유로 농군학교를 `이탈'한 부산지역의 한 의원도 "마음은 다 선거판에 가 있는데.."라며 "의원들이 장기판 졸도 아닌데, 졸 부리듯이 하는 것 아니냐 하는 불만도 나온다"며 `집체식 수련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당 개혁과 쇄신을 위한 치열한 토론의 기회를 갖기 보단 농장체험, 구보, 청소 등 `이벤트'에 주력하고, 유기농 작물개발과 곡물수확 확장방법 등 `정신 재무장'과 무관한 농업 강의를 듣도록 한 것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당의 쇄신과 개혁을 줄곧 외쳐왔던 원희룡(元喜龍) 고진화(高鎭和) 의원 등 개혁소장파들이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불참한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31일 오전 의원들을 상대로 출석 점검을 하며 `기강 다잡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어수선한' 수련회를 통해 한나라당이 당의 기장을 잡고 정신재무장을 통해 지방선거 필승을 이끌어낼 지 의문이라는 회의론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朴槿惠) 대표 취임 이후 전남 구례(2004.8), 충북 제천(2005.2), 강원 홍천(2005.8) 등 세 차례의 연찬회를 갖고 개혁과 쇄신을 다짐했으나 골프장 경비원 폭행사건(2004.9), 골프장 맥주병 투척사건(2005.6), 술집 여종업원 폭언 논란(2005.9) 등 연찬회 결의가 무색할 정도의 기강해이 사건이 잇따랐던 아픈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가나안 농군학교에 입소한 한나라당 의원 100여명은 31일 오전 양성평등교육진흥원 김재인 원장으로부터 양성평등교육을 받은 뒤 오후 수료식을 갖는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