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해남과 제주도를 연결하는 해저송전케이블 시스템에 원인 모를 고장이 발생, 제주도 전역에 최대 2시간 30여분 동안 정전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한국전력거래소 제주지사에 따르면 도내 전력수요의 50%를 공급하고 있는 해저송전케이블 2회선이 이날 오전 10시 36분께 모두 차단되면서 공급계통에 과부하가 발생, 제주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도내 3개 발전소가 연쇄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대규모 정전 사고가 발생하자 한전측은 예비발전설비를 포함한 발전소 재가동과 함께 79개 송전선로를 순차적으로 복구, 2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1시 10분께 복구를 완료했으나, 예기치 않은 정전으로 도 전역이 한 때 혼잡을 빚었다. 정전과 함께 119상황실에는 아파트와 대형 건물 등의 엘리베이터 가동 중단 신고 12건이 연쇄적으로 접수되면서 119구조대의 출동 사이렌으로 시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고, 교통신호등 마비에 따른 교통혼잡, 할인마트와 지하상가 등 암흑으로 변한 다중집합 장소,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 가동 중단 등으로 도민과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 제주공항에서도 자가발전시스템 가동이 9분여 동안 지연되면서 혼잡이 빚어졌고, 카자흐스탄 상원의장을 만나기 위해 공항 귀빈실에서 대기하던 김원기 국회의장 일행 6명도 서둘러 암흑 속에서 벗어나야 했다. 그러나 경찰 등 비상근무 기관과 양식장 등에서는 대부분 자가발전시스템을 가동한데다 관공서, 금융기관 등이 쉬는 토요일에 정전사고가 발생, 다행히 대혼란은 면할 수 있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차단됐던 해저송전케이블 1회선을 낮 12시 7분께 복구, 66MW 전력공급을 시작하고 나머지 1회선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고장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연계선인 해저송전케이블이 차단될 경우 대규모 정전사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혀 도내 전력수급 계획 자체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지난 97년 완공된 해저송전케이블은 150MW급 2회선으로, 이날 정전 당시 도내 전력수요 348MW의 44.5%인 155MW를 공급했었다. (제주=연합뉴스) 홍동수.김호천 기자 ds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