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가를 현행법상 최저한도인 100원으로 분할하는 기업이 최근 속출하고 있다.


액면가를 낮출 수 있는 한도까지 낮춰 발행주식수를 늘리고 유동성을 높여 결국 자사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업체인 월드조인트는 지난달 30일 정기주총에서 제기된 주주의 긴급제안을 받아들여 현행 500원인 액면가를 100원으로 분할키로 결정했다.


이 회사의 주식은 오는 5월 중순께부터 액면가가 100원으로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코스닥관리기업인 아이티도 지난달 8일 현재 500원인 액면가를 100원으로 분할키로 이사회에서 결의해 놓고,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상태다.


이들 외에도 상당수 기업들은 최근 몇년새 액면가를 100원으로 분할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미래산업 알앤엘바이오 등 2개사,코스닥시장에서는 휴림미디어 큐로컴 현원 티니아텍 3S IC코퍼레이션 등 6개사의 액면가가 100원이다.


유가증권시장의 대영포장,코스닥시장의 인터리츠 무학 등의 액면가는 200원이다.


기업들이 이처럼 액면가를 잘게 쪼개는 이유는 단연 '유통주식수 확대를 통한 주식거래 활성화'를 꼽고 있다.


액면분할은 증권시장에 호재로 받아들여지면서 관련 기업들이 급등하는 사례가 많지만,그 자체로는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망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김기봉 CJ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액면분할 효과를 보는 경우는 내재가치가 우량하지만 유통 물량이 적은 탓에 기관 등이 매수를 꺼려 저평가가 심했던 종목 등 일부 유형에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펀더멘털이 우량하지 못하면서도 원래부터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은 액면분할이 별 효과가 없고,설사 액면분할 공시 직후 급등한다 해도 결국 실적을 찾아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액면가를 너무 낮게 유지하면 '저가주'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거나 유통주식수가 과도해 주가 반등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알앤엘바이오의 경우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100원인 액면가를 500원으로 병합하는 방안을 현재 추진 중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