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과 올 들어 상장된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절반에 가까운 종목들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말 이전에 상장된 공모주들은 대부분 공모가 대비 주가상승률이 시장상승률을 상회했다.


그러나 유독 지난해 11월 이후 상장된 새내기주들은 공모가 지키기에도 힘에 부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어렵게 공모주를 샀던 투자자들은 한숨만 쉬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상장된 새내기주들의 경우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결정된 데다 투자심리 위축과 실적 부진으로 기관보유 물량까지 쏟아져 나오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절반가량 공모가 밑으로 추락


2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새내기주 28개사 중 절반에 가까운 13개사(46.4%)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 상장된 바이오니아는 공모가가 1만1000원이었지만 현재 주가는 6430원이다.


공모가에 비해 41.55%나 떨어졌다.


엠비즈네트웍스 제우스 아이디에스 등도 공모가에 비해 현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특히 제우스의 경우 공모에 참여했던 일반투자자들이 증권사를 대상으로 풋백옵션을 행사하기도 했다.


풋백옵션은 신규상장 후 한 달 이내에 주가가 공모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경우 상장을 주선한 주간증권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에 되팔 수 있는 권리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실을 10% 이내로 막을 수 있지만 증권사는 손실을 보고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에는 롯데쇼핑이 유일하게 현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다.


◆공모가 고평가,실적악화 등이 원인


전문가들은 유독 작년 11월 이후 상장된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부진한 것은 공모가 자체가 고평가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모가 산정을 위해 먼저 주간증권사와 해당 기업이 상대가치 평가방법 등으로 공모가 밴드(가격대)를 설정한다.


공모가 밴드가 정해지면 주간사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 조사를 실시한다.


이때 기관들은 구입하고자 하는 수량과 가격대를 적어낸다.


이들이 써낸 가중평균가격을 기초로 주간사는 공모가 밴드를 기반으로 적절한 공모가를 정하게 된다.


메리츠증권 노기선 IPO팀장은 "지난해 11월에는 코스닥지수가 무려 125포인트나 상승하는 등 시장분위기가 고조됐었다"며 "12월과 1월에 상장된 기업들은 이런 분위기 때문에 공모가가 다소 부풀려졌다"고 지적했다.


실적 부진도 이들 기업의 주가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크리스탈지노믹스 바이로메드 등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업체들은 물론 제우스 와이엔텍 우진ACT 아이디에스 유진테크 등도 지난해 매출 또는 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줄었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새내기주들은 실적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치거나 기관투자가들이 보유물량을 처분하면서 수급이 악화된 경우도 적지 않다"며 "실적개선과 수급 호전이 기대되는 종목들의 경우에는 반등을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태완·김진수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