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주 사장은 '냉철한 전략가' 스타일의 CEO라는 평가를 듣는다. 증권업계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중소기업IB'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하고 있다는 점과 대학교수와 다국적기업의 컨설턴트를 거친 경력이 그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리게 한다. 그러나 그를 특징짓는 두 단어는 의외로 '정도'(正道)와 '패밀리십'(가족애)이다. 지난해 6월 최 사장은 전 직원들에게 나침반을 하나씩 나눠줬다. 곧이어 교보증권 본사는 물론 전 영업점에 나침반이 그려진 포스터가 붙었다. 이 포스터에는 "당신이 가려는 길은 바른 길입니까.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 자신에게 물어보십시오" 라는 문구가 써 있었다. 최 사장은 "회사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하고,그 첫걸음은 잘못된 관행과 편법에 이끌리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영업점 직원에게도 회사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이익에 기여한 직원을 승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교보증권에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영업점 직원과 본사 직원 간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최 사장은 패밀리십으로 이 벽을 허물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전 직원이 참여하는 '교보가족 우리는 하나'라는 행사를 열었고 연말에는 경인지역 직원들을 대상으로 '송년의 밤' 행사를 가졌다. 또 역경에 처한 직원 방문,교보천사 1%나눔클럽 등을 통해 직원 간 우애를 다지고 있다. 최 사장은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반드시 개봉관을 찾는 '영화광'이다.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감동을 받은 영화로는 '웰컴투동막골'과 '태풍'을 꼽는다. 직원들에게 티켓을 사서 나눠줄 정도였다. 이들 영화의 공통점도 패밀리십이다. 웰컴투동막골은 국군과 인민군 간의 우애,태풍은 오누이 간의 애절한 정이 최 사장을 감동시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