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국왕이 세계 경제의 안정을 위해 '온건한' 산유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은 1일 사우디 의회인 슈라위원회 개원식에 출석해 "세계 경제가 불안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원유 생산 및 가격 책정에서 온건한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압둘라 국왕의 이번 발언은 이란 핵 문제 등으로 불안 요인이 부각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에 근접하는 고유가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사우디는 전 세계에서 확인된 원유 매장량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2600억배럴의 원유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11%인 하루 950만배럴 정도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한편 지난 주말 국제 유가는 이란이 핵 개발을 둘러싼 갈등을 빌미로 석유를 무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 종가에 비해 52센트 떨어진 배럴당 66.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영국 런던석유거래소의 5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에 비해 57센트 하락한 배럴당 65.89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 핵 결의안으로 촉발된 이란의 석유 무기화 우려가 이란 당국의 발표로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마뉴셰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서방측과의 핵 갈등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석유 공급을 지렛대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