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제2 전성기' … 백화점 푸드코드 매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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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시장에 '만두 열풍'이 불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푸드코트에서 만두 전문점이 초밥집과 냉면 전문점 등을 제치고 매출 1위 매장으로 떠올랐고,2004년 '만두 파동'으로 위축됐던 CJ 등 가공만두업체의 매출도 급속히 늘어나면서 파동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2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에 위치한 푸드코트 '델리존'.15개의 식당이 밀집한 이곳에서 중국식 만두 전문점인 '상해식품점'에 유독 많은 손님이 몰리면서 점심 저녁 시간 내내 장사진을 이뤘다.
이 식당의 하루 평균 매출은 주말 800만원,평일엔 500만원으로 쟁쟁한 입주 프랜차이즈 식당들을 제치고 1등을 달리고 있다.
장혜진 신세계 홍보팀 과장은 "다른 매장에 비해 평당 효율이 두 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28개 업체가 입점해 있는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델리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식 만두를 판매하는 '취영루'가 한달 평균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며 '지존'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보통 객단가(고객 1인당 소비액)가 높은 초밥이나 냉면 전문점이 1위를 차지해왔지만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만두 열풍을 타고 세계적인 만두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속속 한국에 들어오고 있다.
중국계 '난시앙'과 싱가포르계 '딘타이펑'이 딤섬 메뉴의 일종인 '샤오룽바오(小籠包)'를 들고 지난해 각각 서울 청담동과 명동에 1호점을 냈다.
동양제철화학 계열의 불스원이 국내 운영권을 따낸 '난시앙'은 지난달 24일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지하에 2호점을 열기도 했다.
이 밖에 토종 테이크아웃 만두 프랜차이즈 업체인 '명인만두'가 2004년 10월 1호점을 낸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88개 점포를 낼 정도로 '만두 붐'에 불이 붙었다.
2004년 일부 군소 만두 제조 업체들이 불량 무말랭이를 만두 속에 넣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폭됐던 '만두 파동' 후유증은 '찻잔 속 태풍'으로 해소된 지 오래다.
가공 만두를 생산·판매하는 CJ에 따르면 지난해 가공 만두 시장 규모는 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가량 성장했다.
군만두의 경우 670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낙현 신세계백화점 가공식품담당 바이어는 "서양식 패스트푸드의 건강 유해 논란이 지속되면서 가족이 단란하게 나눠먹을 수 있는 웰빙 푸드로서 만두의 위상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세계 만두 모음전'을 열기로 했다.
이준권 조리식품 바이어는 "봄철 나들이용으로 기획한 행사"라며 "예년엔 베이커리류를 준비했지만 고급 수제 만두를 중심으로 작년부터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행사 품목을 만두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