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가늠할 수 있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하 외평채) 가산금리가 최근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으로 투자자들이 개도국 투자를 줄이고 있는 데다 이미 투자된 자금도 빠져나갈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김재록 사건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부용으로 작성한 '최근의 외평채 가산금리 상승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외평채 가산금리(2013년 만기)는 3월30일 현재 76bp(1bp=0.01%포인트)로 2월 말보다 무려 13bp 올랐다. 외평채 가산금리란 한국 정부가 외평채를 발행할 때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에 얹어 발행하는 추가금리.이것이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해외 투자자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투자 욕구가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그 주요 원인으로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들고 있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9일 5년간 지속해왔던 양적완화정책(통화량을 늘려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정책)의 공식 폐기를 선언하고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에까지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등 주요 선진국들이 금리인상 움직임을 가시화하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개도국 가산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 신흥시장 국가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국가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 중남미 중동부 유럽 등 주요 신흥 시장국의 가산금리를 가중 평균한 'EMBI+지수'는 2월 말 대비 7bp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은 13bp나 올랐다. 다른 신흥국의 두 배 정도다. 특히 한국의 경우 지난달 21일 68bp 정도였던 가산금리가 지난주 큰 폭으로 올라 30일에는 76bp까지 치솟았다. 신흥시장국의 가산금리 지수가 오히려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은은 지난주 한국 외평채 가산금리의 '나홀로 상승'이 김재록 사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해 눈길을 끈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 펀더멘털 상으로는 한국이 아시아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나쁜 게 없다"며 "특히 23일 이후의 외평채 가산금리 상승세에는 김재록 로비 사건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