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학생이 제안한 '튜브형 마우스'가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4개국 대학생이 뽑은 최고의 창업 아이템으로 뽑혔다. 한국경제신문사와 중소기업청이 3월31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주최한 '제3회 아시아대학생 창업교류전'에서 천안의 백석대 김진일씨(소프트웨어공학과 3학년)는 공기를 주입해 쓰는 튜브형 마우스를 제안,창업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아이템으로 선정됐다. 백석대 창업동아리 DM(디지털미디어) 회장인 김씨는 "튜브형 마우스는 평소에는 공기를 빼서 간편하게 휴대하고 다니다 PC를 사용할 때만 마우스 형태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라며 "적은 비용으로 간편함을 제공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백씨는 튜브형 마우스와 함께 노트북 PC 바닥의 일부를 마우스패드로 활용하는 설계 아이디어도 함께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 KT&G가 후원한 이번 교류전에는 한국 50여명,중국 30여명,일본 20여명,싱가포르 4명 등 100여명의 대학생이 참가해 저마다 톡톡 튀는 창업 아이템을 내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호서대 창업동아리 RP코리아 회장인 이진철씨(전자공학과 3학년)는 지하철 티켓에 환승 거리가 가장 짧은 경로를 표시해주는 사업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미 국제특허 출원까지 마쳤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일본인 중국 유학생 와타나베 소세이씨는 "일본도 지하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노약자 등이 환승역을 찾는 데 애를 먹는다"며 "이씨의 사업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세대 오일영씨(화학공학과 4학년)는 야외에서 운동한 뒤 사용하는 간이 샤워시설 사업을 제시했다. 오씨는 "10년쯤 전에 일본 도심에 샐러리맨을 위한 간이 샤워시설이 생겼다가 사라진 적이 있다"며 "이번 아이디어는 고객 타깃이 다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오씨는 그러나 "중국 학생들은 운동한 뒤 즉시 몸을 씻을 필요성에 의문을 표시하더라"며 "중국 시장 개척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최정민씨(경영학과 4학년)는 아동상담 전문가와 디자이너가 팀을 이뤄 부모와 아이들의 성격을 상담한 뒤 집안 인테리어를 해주는 사업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씨는 "중국의 어린이들은 샤오황디(소황제)로 불릴 만큼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며 "그래서인지 중국 학생들이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베이징대 저우찬옌씨(수학과 2학년)는 대학생의 예술 작품을 중개해주는 사업을 제안했다. 저우씨는 "예술품 시장에서 학생 작품의 판매 비중은 3%에 불과하다"며 "공동 미술관과 경매사이트를 통해 판매 루트를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웨이 등 베이징 우전대 학생들은 휴대폰이나 손목시계의 부가 기능으로 심장박동수 등을 자동 체크해 몸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병원 등에 경보를 울려주는 지능형 경보 시스템을 제시했다. 이 시스템은 착용자의 몸뿐 아니라 주변에서 타는 냄새가 나는 등 화재와 같은 긴급상황도 감지해 신속히 대응하도록 도와준다. 일본 리츠메이칸대의 도마츠 아키라씨(국제관계학과 2학년)는 안마의자와 게임기 등을 설치한 고부가가치형 택시 사업을 제시해 관심을 불러모았다. 도마츠씨는 "교통 정체에 착안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와세다대학의 하야시 아키씨(법학과 3학년)는 취업,해외 연수,친구관계 등 대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유경험자들의 상담을 인터넷을 통해 유료로 중개해주는 '코칭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주우오우대학의 혼마 도모코씨(이공학 2년)는 2008년 올림픽를 계기로 해외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하는 중국 기업을 상대로 광고사업을 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한국창업대학생연합회 김영민 회장은 "내년에는 인도 등을 포함시켜 아시아 대학생 창업네트워크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