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꽃피는 봄이 왔다.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듯 행인들의 옷차림은 밝아졌으며 발걸음도 가벼워지고 있다.


하지만 재테크 기상도는 그다지 화창하지 않다.


우선 주식시장이 지루한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월17일 1426포인트의 고점을 기록한 뒤 약 3개월간 1300포인트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4월 중에는 위로든 아래든 방향성을 찾을 것으로 점치고 있지만 그 방향이 어디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래서 주식형펀드로 큰 수익을 올린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펀드를 환매,정기예금 등 확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고 있다.


반면 지금이 저가매수 찬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식형펀드에 조금씩 돈을 넣고 있다.


정기예금 이자에 만족하지 못하고 국내 주식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지 않는 고객들은 해외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도 오리무중이다.


정부의 '3·30 부동산대책'으로 아파트 재건축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은행 대출로 투기지역 내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어려워졌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재테크 전략을 짜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최근 들어 확정금리 상품이나 해외투자 상품이 상대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이처럼 재테크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매우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쉬는 것도 투자'라는 격언을 떠올리며 당분간 안전한 확정금리 상품에 몸을 맡기는 것도 바람직한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때마침 은행권은 고금리 특판예금을 비롯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확정금리 상품 뜬다.


증시조정이 지속되면서 향후 전망도 엇갈리자 예금 등 확정금리 상품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타면서 은행권 수신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연 3.44%였던 금융권 정기예금 평균 수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작년 12월 연 4.06%,지난 2월 연 4.13% 등으로 오름세를 지속 중이다.


특히 은행 간 고객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최근에는 연 5%를 웃도는 은행예금 상품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4월부터 500만원 이상 고객에게 연 5.1% 금리를 주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연 4.9%를 적용하는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산업은행은 1000만원 이상 고객들에게 연 5.0%를 지급하는 특판예금을 최근 내놓았다.


하나은행은 1억원 이상 고객들에게 연 5.0%,1000만원 이상 고객에게 연 4.7%를 적용하는 특판예금을 판매 중이다.


또 CD에 5000만원 이상 가입하면 연 5.1%를 지급한다.


하나은행 특판예금에는 열흘여 만에 2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일 조흥은행과 통합한 신한은행은 4월 한 달 동안 1년제 연 4.8%,2년제 5.1%,3년제 5.3%의 고금리를 지급하는 특판예금 행사에 나섰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 파크뷰 PB팀장은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확정금리 상품 가입을 고려하고 있는 고객은 고금리 특판예금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해외펀드도 다시 각광


국내 증시조정으로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운용회사가 개설한 해외펀드 설정액은 작년 말 4조4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6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 3월 중 펀드로 순유입된 자금 중 절반 가까이를 해외펀드가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외국운용사가 운용하는 해외펀드 인기도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말 월평균 1000억원대에 불과했던 해외펀드(외국운용사 상품) 판매액은 올 들어 4000억원대로 늘어났다.


해외펀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일본과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다.


템플턴차이나펀드,피델리티 일본펀드,피델리티 인디아포커스펀드 등이 은행권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이다.


홍승범 하나은행 매봉지점 PB팀장은 "국내 증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국내 펀드 비중을 줄이고 해외펀드 비중을 확대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여윳돈 1억원이 있다면 예금,국내펀드,해외펀드에 각각 30%씩 골고루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대출이자 절약도 재테크 노하우


재테크에서 대출이자를 줄이는 것은 돈을 불리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특히 수천만~수억원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은행권은 고객유치를 위해 단골과 급여이체 고객,신용카드 또는 적금에 가입하거나 지로·공과금 자동이체 고객에게는 각각 0.1~0.3%포인트씩,최고 0.5~0.8%포인트의 금리를 깎아준다.


우리은행의 '아파트 파워론Ⅱ'는 만 20세 미만 3자녀 이상인 경우엔 0.5%포인트 우대금리를 활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의 'KB스타모기지론Ⅱ'는 최장 35년까지 분할상환이 가능하며 주거래 고객은 0.3%포인트,헌혈·장기기증을 등록하면 0.2%포인트 추가 금리혜택을 누릴 수 있다.


서춘수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각종 할인혜택을 받으면 고시금리(연 6.3%)보다 낮은 연 5%대 초반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며 "대출계획이 있다면 대출받을 은행을 미리 정한 후 실적을 쌓아두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급전이나 특정 목적으로 돈이 필요할 때는 보험사의 대출 상품을 이용할만하다.


최근 보험사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용금리의 상ㆍ하한선을 확대하고 수수료ㆍ담보설정비 등을 면제하는 등의 혜택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올초 6.1~6.3%(국고채 연동형)였던 '삼성생명 모기지론' 대출금리를 최근 5.7~6.5% 수준으로 조정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