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세청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당국이 총동원돼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 때리기'에 나섰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등 국부 유출에 대한 국민적 비난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론스타 비리 의혹 캐기 작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검찰,론스타 수사팀 보강 대검은 박영수 중수부장을 비롯 간부들이 휴일인 2일에도 대부분 출근,론스타 핵심 관계자 및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검찰은 우선 론스타에서 1차 압수한 170여개 상자를 정밀 분석해 론스타코리아측의 147억원 탈세 혐의와 자회사를 통한 860만달러 외화 불법 반출 혐의,스티븐 리 전 대표의 횡령 혐의 등을 뒷받침할 물증 찾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 김재록씨를 상대로 2003년 외환은행이 론스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와 은밀한 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도 추궁하고 있다. 채동욱 수사기획관은 이날 오찬간담회에서 "론스타 사건은 6~7월께까지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론스타의 불법을 이 잡듯이 샅샅이 뒤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검찰은 3일자로 영어 실력이 뛰어나고 회계 분석 등 금융 분야 수사에 정통한 검사 2명을 일선 지청의 파견을 받아 수사팀에 보강하기로 했다. 국세청과 검찰 일반 직원 등 10여명도 수사팀에 충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론스타 수사팀은 검사 4명과 수사관 등 10여명에서 20명 이상으로 증원된다.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은 "필요할 경우 수사 인력을 (이보다)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론스타와 세금전쟁 불사 국세청은 외환은행 매각차익에 7000억∼1조1000억원,스타타워빌딩 매각차익에 1400억원 등 최대 1조2400억원의 세금을 부과해 국부의 해외유출분을 최소화시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한국이 미국 벨기에와 맺은 '이중과세방지 협정'을 내세워 과세불가를 주장하는 론스타측에 맞서 법리다툼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스타타워빌딩 매각의 경우 론스타측은 "매각의 실주체는 벨기에에 있는 스타홀딩스(론스타코리아의 대주주)"라며 과세불가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스타타워빌딩은 미국의 론스타 본사가 사고 팔았으므로 '부동산 관련 주식을 50% 이상 보유한 부동산 과다법인의 주식에는 과세할 수 있다'는 한·미 간 조세협약에 따라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의 경우 론스타측은 "미국 론스타 본사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이 주도한 거래이므로 '이중과세방지 협정'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세청은 론스타코리아가 외환은행 매각과정을 주도한 대리인이므로 론스타코리아를 국내 '고정사업장'으로 봐 법인세나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에 뛰어들 당시 일본에서 탈세 의혹을 받고 있었다. 그럼에도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은 인수대상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에서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원은 주목하고 있다. 게다가 당시 은행의 인수자격은 금융기관에 한정돼 있었음에도 금융당국은 광의적으로 이를 해석,펀드인 론스타에 대주주 자격을 인정해줬다. 이와 관련,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얻게 되는 과정에서 부실자산 조작 등 흠결사항이 너무 많고 신용정보업 관련 법도 위반했다"며 "은행법 제16조의4(한도초과보유주주에 대한 적격성 심사 등)에 따라 대주주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