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시비 등으로 퇴임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의 운명을 판가름할 태국 총선이 2일 치러졌다. 하원의원 500명을 새로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이날 오전 8시부터 태국 전역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탁신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타이락타이(TRT)당이 유효표의 50% 이상을 얻지 못할 경우 퇴진할 것"이라고 선언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는 TRT가 유효표의 절반 이상을 얻을 것으로 보느냐는 현지 기자들의 물음에 "유권자에게 달려 있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번 총선은 사실상 반쪽 선거로 치러지고 있다. 민주당 찻타이 마하촌 등 3대 야당이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권당인 TRT의 압승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TRT 소속 후보자 400명 가운데 65%가 단독 입후보해 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선거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총리가 선출되고 정부가 구성되려면 하원 500석이 모두 채워져야 하는 데 이번 선거를 통해 새 정부의 구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야당인 찻타이의 반한 실라파-아르차 총재는 "TRT가 단독 출마한 곳이 많아 최소한 유효표의 20%를 얻어야 당선될 수 있는 선거법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지역구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지역구에서 재선거를 실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로 탁신 총리가 퇴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CNN 등 주요 외신들은 "저소득층이나 농촌 지역에서 탁신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TRT가 유효표의 절반 이상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