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8 16:52
수정2006.04.08 21:25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최근 GM이 대규모 감원 계획을 내놓은 상황에서 지금 당장은 GM에 대한 장밋빛 희망만을 내놓을 수 있는 시점은 아닌 듯하다.
젊은 근로자들은 회사를 떠나는 조건으로 근속 기간에 따라 7만~14만달러를 받게 될 것이다.
그들은 현재 누리고 있는 건강보험이나 퇴직금 등 수백만달러 정도의 가치를 띠는 미래의 이득을 포기해야 한다.
이러한 GM의 계획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이 GM이 심각한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고 믿어야 할 것이다.
이번 계획이 예정대로 잘되지 않는다면 최소한 GM은 내년 계약 재협상에서 지금껏 누려온 무해고 보증을 포기하라고 자동차노조(UAW)에 압력을 가할 것이다.
GM은 또 퇴직금 지급 등으로 현금 부족에 시달리게 되더라도 장기 근속자들에 대해 조기 명예퇴직을 추진할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GM이 지금까지의 '직업 천국'(Jobs Bank)이란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GM에는 약 8000명의 근로자들이 일을 하지 않고도 정규직 임금과 수당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비용으로 매년 8억달러 정도가 낭비돼 왔다.
GM이 아직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며,사실 영원히 위험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자동차 산업은 수많은 경쟁 업체들의 끊임없는 전쟁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GM의 현금 흐름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돈을 GM의 자동차 생산 라인 업그레이드에 투자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정답은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에 달렸다.
그가 경쟁자들에 발맞춰 회사를 업그레이드해 나갈지, 아니면 파산에 이를지가 관건인 것이다.
왜고너는 캐딜락의 원기 왕성한 회복을 믿는 강력한 지지자이다.
그러나 그도 캐딜락을 위해서는 수많은 자본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그는 화려하고 멋진 대형차 위주의 생산은 위험성이 많다고 스스로 말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자동차를 생산해야 한다고 그 역시 생각한다.
또 GM이 직업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어 던지는 것은 GM의 재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지금껏 GM의 과잉 생산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GM은 수많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기 위해 제대로 수익도 내지 못하면서 시장의 크기만을 키워온 경향이 있다.
이런 것들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된다.
GM은 이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평생 고용을 보장했던 방식을 바꾸고 있고,차량 생산도 줄일지 모른다.
또 근로자들은 그에 따른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시장에서 멋지고 좋은 차를 만들어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이겨나가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다.
이번 조치로 GM이 지난 20년 동안 지속돼 왔던 직업 천국이라는 오명을 벗어 던지고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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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스트리트저널(WSJ) 논설위원인 홀먼 젠킨스가 최근 WSJ에 'GM이 복지 경영을 끝낸다'(GM Exits the Welfare Business)라는 제목으로 쓴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