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파크 애비뉴 277번가와 345번가 사이에 높게 솟은 건물.미국 제1의 프라이빗 뱅크인 'JP모건 PB' 본부다.


커글러 부행장의 안내를 받아 올라간 상담실 입구엔 '레드 카펫'이 길게 깔려 있다.


레드 카펫을 밟고 들어간 전용 상담실은 궁전 같은 인테리어로 포장돼 있다.




고급스러운 상담공간과 와인바 식사공간이 혼합된 일종의 고객 전용 로열 스위트룸이었다.


JP모건 PB 빌딩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는 1996년 JP모건과 합병한 체이스맨해튼은행의 지점이 위치해 있다.


입구에 '그린 카펫'이 깔려 있는 이 은행의 개인금융서비스(PFS) 전용 창구에선 금융자산 100만달러(10억원) 이상의 고객들에게 현금 관리와 맞춤형 대출 등 재무설계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의 PB서비스는 대중화되는 추세다.


비행기 좌석이 퍼스트클래스 비즈니스클래스 이코노미클래스 등으로 나뉘어 제공되는 서비스가 각각 다른 것처럼 미국의 PB 서비스도 고객의 자산 규모와 욕구에 맞춰 격이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


거액 금융자산가 고객에게는 '퍼스트 클래스급'의 금융서비스 메뉴가 준비돼 있다.


투자용 펀드와 부동산 대출을 알선하는 것은 물론 미술품이나 요트 자가용 비행기 구입도 대행해준다.


심지어 자녀들에게 최고급 명품 교육 서비스도 제공한다.


예컨대 씨티의 프라이빗뱅킹그룹은 특화된 '가족 자문 서비스'(FAP·Family Advisory Practice)를 통해 세계 각국의 부유층 자녀들에게 '제왕학(帝王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전 세계 프라이빗 뱅킹 고객 자제들이 미국에서 열리는 캠프에 참가해 열흘간을 함께 보내며 교류를 통해 친목을 다지고 명품 교육서비스를 받는 프로그램이다.


이 캠프에는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강사로 참가,리더의 비전과 역할을 강의한 뒤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그린 카펫'으로 대변되는 미국의 대중화된 PB 서비스는 맞춤형 대출 등 투자금융과 현금관리 및 뱅킹 업무 등 '패스트 푸드급'의 맞춤 서비스 메뉴를 내놓고 있다.


연수입 5만달러(5000만원) 정도의 고객을 대상으로 PB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거액자산관리의 명가로 꼽히는 메릴린치도 마찬가지다.


100만달러 이상의 고객에겐 금융자문센터(FAC·Financial Advisory Center)에서 중앙 집중적인 자산 관리 및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1000만달러 이상 고객에겐 전 세계 금융전문가가 팀 단위로 맞춤형 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1억달러 이상 고객에겐 '가문 서비스'(FOS·Family Office Service)를 통해 최고의 전문가들이 가문 전체의 재산을 관리해주며 은행과 공동 투자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고객의 현재 자산에만 초점을 두고 상담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은 물론 가족 전체의 인생 목표까지 염두에 두고 가문의 인생을 대리 설계해준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메릴린치 글로벌프라이빗클라이언트 사업부에서 1000만달러 이상 고객만을 담당하는 천혜숙 시니어 FA(Financial Advisors·재무설계사)는 "거액 자산가에게 제공되는 맞춤형 PB 서비스는 점차 일반고객으로도 확산돼 중산층 고객이 평생 살아가는 데 필요한 주택 교육 의료 육아 여행 노후생활 등을 종합 설계해주는 '개인 맞춤형 뱅킹'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