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취임한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의 별명은 '스마일맨'이다.유난히 자주 웃는 데다 웃는 모습이 '하회탈'을 닮았다고 해서 미국 유학시절 주변에서 붙여준 별명이다.하지만 업무스타일과 전혀 다르다.


정부 부처에서 함께 근무하며 그를 겪어본 사람들은 "화끈한 대장부 타입이며 업무에 관해서는 칼 같은 사람"이라고 그를 평한다.


그의 업무 스타일은 해양부 장관 취임 직후 행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김 장관은 취임 후 첫 간부회의에서 항만과 수산계열 간에 알력이 있는 해양부 공무원들의 업무 태도에 대해 "이런 식으로 일할 거면 실·국장 이상 간부들은 모두 사표를 쓰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업무파악도 하기 전인 신임 장관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하는 것도 김장관의 특징 중 하나.중소기업청장 시절 김 장관은 아들 결혼·모친상 등을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청장의 모친상을 뒤늦게 안 직원들이 조의금을 모아 전달했지만 이마저도 전액 사회복지시설에 기증했다.


고교 때부터 철저한 엘리트 코스를 밟은 김 장관은 현직 장관 가운데 인맥이 가장 화려하다고 알려져 있다.


김 장관은 관계 진출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부산고 출신.동문 중엔 전·현직 관료들이 적지 않다.


특히 김 장관 기수인 21회는 '입신양명' 네 글자를 제대로 실천했다.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과 송철호 고충처리위원장,김 장관 등 현직 장관급만 3명이다.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표철수 방송위원회 사무총장,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김수명 한국은행 부총재보,조기안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 등도 21회다.


이 중 박 전 수석과 김창록 총재 등은 고시 준비를 같이 한 막역한 사이다.


재계에는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권성철 한국벤처투자 사장,신동립 호텔롯데 부사장,이창렬 삼성일본 사장,김윤 전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사장,이균철 동서석유화학 공동대표,이실근 전 한국리복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고 재경동문회 관계자는 "김 장관은 성격이 원만해 동기들과 두루 친하며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청장에 앞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으로 근무한 김 장관은 정부 부처 내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내의 부산 인맥을 움직일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노 대통령과는 고시 준비시절 한 고시원에서 공부했다.


청와대의 정책 코드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는 평을 듣는 이유 중 하나가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업무 외적인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아 '폐쇄적'이라는 평을 듣는 청와대 내 부산 인맥과도 관계가 원만하다.


대표적 인사로는 문재인 민정수석,이호철 국정상황실장,최인호 부대변인 등이 있다.


김 장관의 관계 인맥의 또다른 축은 옛 경제기획원 예산실이다.


1974년 행정고시(15회)에 합격한 김 장관은 경제기획원(EPB·기획예산처 전신) 예산실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예산실은 경제부처 중에서도 선후배 관계가 돈독하기로 소문이 난 곳.이들을 '예산 마피아'로 부르며 옛 재무부 출신인 '모피아'에 견주는 것도 이곳 인맥이 그만큼 견실하기 때문이다.


고교 동기이기도 한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을 비롯 박봉흠 전 청와대 청책실장,장병완 기획예산처 차관,유영환 정보통신부 차관,임상규 과학기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오종남 IMF 상임이사(전 통계청장),신일성 하나안진회계법인 상임고문(전 부산·인천 공항 세관장) 등이 이곳 인맥이다.


산업자원부 출신인 이현재 중기청장과도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청장은 김 장관이 거쳤던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과 중기청장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