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회사 등이 운용 중인 펀드 수(공·사모 펀드 포함)는 지난 3월 말 기준 7600개가 넘는다.


주식펀드와 채권펀드,머니마켓펀드(MMF),부동산펀드,파생상품펀드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여기다 은행과 보험사들도 신상품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금융상품은 이보다 훨씬 많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목적없이 '무조건 목돈을 만들고 보자'는 식의 접근으로는 상품의 선택조차 힘들어진 시대가 도래했다며 금융상품 선택에도 재무설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3억원 또는 10억원 만들기식의 펀드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지만 체계적인 재무설계 없는 재테크로는 태어나서 첫 30년간 성장하고 다음 30년간 돈을 벌어 남은 30년간 삶을 정리하는,이른바 '트리플 30시대'를 슬기롭게 살아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연령따라 주식비중 자동 조절해야


펀드는 예·적금에 비해 상품의 유형과 종류가 훨씬 다양해 자신의 투자 목적과 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펀드 상품의 구성 비율)를 조정하지 않으면 원리금이 보장되는 예금보다 못할 수도 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는 "어떤 방식이든 재테크를 할 때는 목표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투자기간과 기대수익률,그리고 투자위험 감내 범위 등을 먼저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 미혼 시절에는 결혼자금,30대는 주택구입자금,40대에는 주택 확장과 자녀교육자금,50대에는 자녀결혼자금,그리고 은퇴 후에는 노후자금이 필요한 만큼 이 같은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를 고려해 투자와 저축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투자기간 10년 이하면 적립식 펀드,10년 이상인 경우는 세제혜택이 있는 변액유니버설보험에 가입하는 식이다.


투자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일종의 '맞춤형 펀드'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가입 당시의 나이를 감안해 투자자산 비중을 조절할 수 있거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의 상품들이다.


평생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가입기간이 길어질수록 주식비중을 자동으로 낮춰주는 삼성증권의 '웰스플랜 적립식펀드'와 연령별로 맞춤형 보험을 제공하는 대한투자증권의 '가족사랑 짱 적립식 펀드'가 대표적인 예다.


◆투자 '3원칙'은 간접,장기,분산


전문가들은 간접투자,장기투자,분산투자를 일반 투자자를 위한 '3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자본시장이 먼저 발달한 미국 등의 사례를 볼 때,이들 원칙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합리적인 기대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간접투자는 주식 직접투자에 비해 투자 위험도가 낮으면서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분산 및 장기 투자는 몰빵식 투자에 비해 일시 수익률은 낮지만,길게 보면 위험을 낮추면서 높은 수익률을 얻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최승우 한국FPSB 전무는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현재 저축(또는 투자) 가능 금액과 최종 필요한 자금 수요액 등을 꼼꼼히 따져 만기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투자 위험과 안정성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둘 것인지 등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32세 가장이 60세 은퇴시점까지 28년간 저축해 3억5000만원을 마련키로 했다면,연평균 수익률이 10%면 매달 19만원씩 투입하면 되지만 기대수익률이 5%로 낮아지면 월투자액이 47만8000원으로 2.5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마제스티클럽부장은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20~30대는 소득의 70%를 저축하되 저축의 70%는 펀드 투자로,펀드 투자의 70%는 주식형으로 하는 '트리플 70' 투자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