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 120주년기념 '한국교회 120인 설교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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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미국에서 이 나라로 돌아오던 때는 마침 밤이라 별로 무슨 취미 없이 그 밤을 지냈습니다. 그러나 그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니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청정한 북한산이올시다."
1885년 한국에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로 파송된 아펜젤러 선교사(1858~1902)가 부임한 지 17년이 지나서 했던 '인생의 목적'이라는 제목의 설교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 설교에서 그는 17년 동안 북한산의 사람과 물건도 변하고 산도 변하고,자기 자신도 놀랍게 변했지만 "세세에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한 자라는 말씀이 있다"고 설명한다.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던 길선주 목사(1869~1935)는 조선예수교장로회의 제21회 총회 설교에서 "오늘날 교회가 부진,무력화,속화의 상태에 떨어진 책임은 여기 모인 우리 교직자에게 있는 것"이라며 "교인은 목사의 사진"이라고 질타한다.
이처럼 한국 개신교의 초기 교회로부터 현재까지 주요 목회자와 신학자의 설교 내용을 담은 '한국교회 120인 설교집'이 나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박종순 목사)가 한국 선교 12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것으로 언더우드,아펜젤러 등 초기 선교사로부터 길선주 주기철 손양원 한경직 목사 등 한국 교회의 전통을 세운 주요 인물과 신학체계를 정립한 박윤선 박형룡 목사 등 신학자의 설교를 담고 있다.
또 강원용(경동교회) 김선도(광림교회) 곽선희(소망교회) 김장환(수원중앙침례교회) 등 교계 원로와 박맹술 정진경 이성택 길자연 최성규 박종순 목사 등 한기총 역대 회장,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 김삼환(명성교회) 박은조(분당샘물교회) 옥한흠 오정현(사랑의교회) 등 현직 목사의 설교도 포함됐다.
신학자인 정성구 대신대 총장은 추천사에서 "설교는 그 시대와 교회를 읽는 거울로서 설교를 보면 그 시대의 신학과 신앙,교회를 알 수 있다"며 "이 책은 한국 교회의 지난 세기를 정리한 대(大)역사"라고 평가했다. 한기총은 4일 오전 치악산 명성수양관에서 이 설교집의 출판감사예배를 드린다.
1100쪽,3만6000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