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내내 한숨도 자지 못했지만 아주 행복하다."


혼혈 한국인으로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2006년 슈퍼볼에서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하인스 워드(30)는 29년 만에 고국 땅을 다시 밟은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회색 티셔츠에 청바지,흰 운동화를 신고 머리에는 청색 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워드는 오랜 비행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특유의 '살인미소'를 머금은 채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었다.


어머니 김영희씨(55)도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자랑스러운 아들과 함께 '금의환향'한 김씨는 한살 젖먹이를 안고 머나먼 미국으로 떠나던 때가 떠오른 듯 말을 아꼈다.


워드는 "(한국의 바다와 섬들이) 매우 예쁘다.


여러분이 친절하게 맞아주니 매우 행복하다.


(한국 방문의)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둘러보고 많이 배우고 돌아가겠다"며 자신의 '뿌리'에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엄마가 태어나신 곳과 내가 태어난 병원도 가보고 싶다.


엄마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쇼핑도 하겠다"며 각별한 '효심'을 보여줬다.


또 한국 내 혼혈인들에 대해서도 "혼혈로 태어난 것은 본인 잘못이 아니다.


부모가 그렇게 낳았기 때문이다.


희망과 자긍심을 가졌으면 한다"는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어머니 김씨는 "3년 만의 방한"이라며 워드에게 권하고 싶은 한국 음식이 있느냐는 질문에 "워드는 무엇이든지 잘 먹는데 짬뽕 잘하는 집에 데려가고 싶다"고 답변했다.


워드가 입국장을 빠져나오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나오고 사인을 요구하는 등 '슈퍼스타의 귀환'을 반겼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여장을 푼 워드는 4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간다.


기자회견을 마치면 청와대를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 부부와 오찬을 함께 할 예정.


5일에는 서울시 명예시민증을 받고 6일에는 자신이 태어난 이화여대 동대문 병원 방문,미국 대사관 주최 환영 리셉션 참석 등이 예정돼 있다.


8일 오후 1시 국내 혼혈 아동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 데 이어 오후 4시에는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자로 나선다.


9일 제주도 여행,11일 국립중앙박물관 방문 등 9박10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12일 출국할 계획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