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고용계약(CPE,26세 미만은 2년내 자유해고)을 둘러산 프랑스 정부와 노동계·학생의 대립이 서서히 시위대의 승리로 기울고 있다.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은 3일 기자회견에서 “금기 사항과 선입견 없는 공개 대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대국민연설을 통해 내놓은 타협안이 먹혀들지 않자 추가 양보를 시사한 셈이다.

프랑스 언론들은 CPE를 밀어붙인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힘을 잃고 그의 대권 라이벌인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UMP 대표) 진영이 주도권을 쥔 것으로 관측했다.

사르코지 장관은 그동안 CPE에 대해 빌팽 총리와는 거리를 유지했으며 에두아르드 발라드르 의원 등 그의 측근들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공공연하게 “CPE는 이제 끝났다”고 주장해왔다.

노동계와 학생들은 4일 CPE 철회를 요구하는 총파업에 돌입했지만 UMP와의 협상에는 응하겠다고 밝혔다.

최대 학생조직인 UNEF의 브뤼노 쥘리아르 회장은 프랑스 인터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CPE 시행을 보류한다면 대화에 임하겠다”며 “승리가 눈앞에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노조도 “젊은이들의 우려에 부응하는 조치를 이행하는 목적의 토론이라면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노동계와 학생들은 그동안 빌팽 총리와는 대화를 거부했었다.

여론조사 기관인 CSA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54%가 “CPE 철회 시위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한편 CPE 사태가 노동계와 학생들의 승리로 끝나면 빌팽 총리의 퇴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르 파리지앵은 벌써부터 사르코지를 차기 총리로 점찍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