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케, 中企 수출 '특급 도우미'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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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콤은 2004년 말 아르헨티나에 MP3플레이어 '아이리버'(iriver) 수출을 타진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걸림돌이 나타났다.
아르헨티나의 명문 프로축구팀 리버 플레이트(River Plate)가 자신들의 팀명과 비슷하다는 이유를 들어 자국법으로 상표등록을 저지하고 나선 것.
해결책을 못찾아 애만 태우고 있던 레인콤에 인케(INKE·한민족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의 부에노스 아이레스 지부(의장 오동희)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 지부를 통해 6개월간의 설득 작업 끝에 마침내 올 1월 '아이리버' 브랜드를 사용해도 좋다는 답을 얻어냈다.
이후 레인콤은 아르헨티나 프리마사의 인터넷몰에 입점하는 등 활발하게 현지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오동희 의장은 "리버 플레이트측에 '팀명과 비슷한 아이리버가 홍보되면 팀의 인기가 한층 올라갈 것'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득했다"고 말했다.
인케가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내 중소·벤처기업과 현지 기업 간의 수출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고 있는 것.인케를 통한 수출 규모는 지난해 1억달러를 돌파했고 올해는 1억5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후쿠오카 지부(의장 김선민)는 최근 케이블모뎀 업체인 케이블렉스가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광대역 통신장비 500만달러어치를 일본 BTV에 수출하도록 주선했다.
또 대테러장비 업체인 씨엔에스디펜스도 후쿠오카 지부를 통해 현지 합작법인(MC씨큐리티) 설립과 IPS 보안장비(MC-50)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고 애니텍소프트도 피아노 연주 연습 및 작곡 시스템 1만대를 일본 올웨이즈사에 수출했다.
모스크바 지부(의장 김태철)는 김태철 의장이 운영하는 현지 유통회사 HMM을 통해 현대아이티를 러시아 시장에 상륙시켰다.
김 의장은 "가격대와 디자인 면에서 러시아 시장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러시아 론칭을 시도했다"며 "러시아 전역의 5000여개 대리점을 통해 올 한 해 LCD 모니터와 TV 모니터 4300만달러어치를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시드니 지부(의장 맹응주)는 디지털 셋톱박스 생산 업체인 제닉스의 호주 수출처를 개척해줬고 자카르타 지부(의장 성백무)는 3월 중순 인도네시아 의료 관련 기업과 국내 의료업체 간의 상담회를 서울에서 여는 등 세계 각지의 인케 지부가 수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2000년 말 공동 발족한 인케는 중소·벤처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을 돕는 한민족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도쿄 베이징 멕시코시티 로스앤젤레스(LA) 등 18개국에 26개 해외 지부를 두고 있으며 교포 기업 및 현지 기업 등 해외 회원사만 300여개에 이른다.
인케는 오는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국내 벤처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개척 상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또 최근 벤처기업들의 해외 진출 범위가 크게 넓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인케의 해외 지부망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중 나이지리아 가나 콩고 등 아프리카와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이라크 이란 시리아 등 중동,필리핀 몽골 베트남 파키스탄 등 아시아 지역에 지부를 설립할 계획이다.
남민우 인케 의장(다산네트웍스 대표)은 "인케 해외 지부의 의장들은 해당 지역에서 짧게는 10년,길게는 수십년 동안 사업 경험을 쌓은 베테랑 기업인들"이라며 "이들이 갖고 있는 비즈니스 노하우와 현지 인맥을 활용할 경우 벤처기업의 시장 개척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독일 등지의 기업들은 한국 벤처기업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들은 인케 해외망을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