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와 소장파가 오세훈 전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소장파 의원들은 경선은 거치되,당 지도부가 적극 나서 '영입'하는 모양새를 취해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프리미엄은 없다"며 '백의종군' 형식의 경선 참여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오 전 의원은 경선 참여에 대해 "망설이고 있다"며 다소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많이 망설이고 있다"=소장파 의원들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오 전 의원은 6일 기존 후보들보다 늦게 경선에 참여하는 데 대한 부담감을 나타냈다.


그는 "경선은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고,선거운동을 얼마나 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이제 와서 경선하라는데 그 뜻을 해석하기 힘든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에 나오면 흥행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그런 논리만 가지고 경선에 참여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많이 망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선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판'을 깔아달라는 우회적 주문이기도 하다.


◆왜 오세훈인가=소장파들은 오 전 의원이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에 견줘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개혁성과 참신성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당 지도부 역시 후보 경선이 오 전 의원과 홍준표 맹형규 후보 간 3파전으로 전개돼야 본선 승부에서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오 전 의원은 16대 국회 말 '오세훈 선거법'이라고 불리는 정치관계법 개혁을 주도,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그는 17대 총선을 앞두고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서울 강남 지역구 출마를 마다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괜찮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남겼다.


오 전 의원은 정계 입문 전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며 방송프로그램에 자주 출연,깔끔한 말솜씨로 인기를 얻었다.


◆의총 논란=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장파 그룹 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 의원은 "선거는 구도와 추세인데 우리 후보들에 대해 국민의 관심이 식어가고 있다"며 "오 전 의원이 거론되자 강금실씨와 각이 서기 시작했다.


그가 들어오면 격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후보들만의 경쟁으론 흥행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지도부가 나서 '스카우트'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오 전 의원에게 무게를 실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표는 "경선 문은 열려 있으니 들어올 사람은 들어오라는 것이 한나라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특정 후보에게 '프리미엄'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방호 정책위의장은 "오 전 의원이 필승 카드라는 보장이 없는데,이미 당원인 사람을 굳이 '영입'으로 포장시켜 줄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