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석유시추선 두성호가 '귀하신 몸'이 됐다. 한 때 일감이 없어 애물단지 취급도 받았지만 고유가시대를 맞아 각국의 석유개발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일감이 끊어지지 않는데다 용선료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두성호는 2004년 4월부터 지금까지 2년 가까이 베트남 해상에서 베트남과 러시아 합작 석유개발회사가 맡고 있는 광구에서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1984년 건조된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동해-1 가스전을 포함해 알래스카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8개국에서 86공의 시추를 완료한 두성호가 지금 시추하고 있는 것은 87번째다. 두성호는 지난해 검사를 받은 7일을 제외하고 358일을 가동해 가동률이 98%에 달했다. 97년부터 2003년까지 평균 가동률이 85%였던 것에 비교하면 더욱 바빠진 셈이다. 두성호는 5월 말까지 베트남에서 시추작업을 마치면 바로 미얀마에서 내년 7월까지 시추작업을 하는 일감이 예약돼 있다. 용선료도 크게 높아져 그동안 하루 4만~5만달러이던 용선료가 3배 수준으로 뛰었다. 작년에 169억원의 매출에 22억원의 이익을 거둔 두성호는 다음번 미얀마 시추에서는 치솟은 용선료 덕분에 380억원 가량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석유공사는 예상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전세계적으로 석유개발이 많아지면서 시추선 구하기가 어려운 지경이 됐다"며 "미얀마의 시추작업을 맡기로 얘기가 될 당시에도 여러 곳에서 의뢰가 왔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국회 등에서 제2의 시추선을 건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으나 석유공사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건조된지 20년이 지난 두성호는 작업가능 수심이 최대 450m인 반면 요즘 시추선은 몇천m 수심에서도 작업할 수 있는 심해용이 대부분이어서 한대를 건조하는데 5억~6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제2의 시추선이 탄생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