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내 손가락….'

10년째 정육점을 운영하는 김씨(40)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기계로 고기를 썰면서 손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도중 손가락 절단사고를 당했다.

김씨는 어쩔줄 몰라 일단 절단된 손가락을 냉동실에 넣어 냉동시킨 후 얼음에 손가락을 넣어 병원으로 갔지만 혈액이 통하지 않은 손가락은 이미 냉동됐다.

병원에서 해동 중에 모세혈관이 파괴되어 접합이 불가능해졌다.

결국 김씨는 잘못된 응급처치로 손가락 접합술을 받지 못했다.

◆미세한 조각도 챙겨야=칼을 다루는 업종이나 건설현장 등에서 신체 절단사고가 잦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 많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4년 4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발생한 산업재해 중 4.31%가 절단사고 였으며 제조업종사자가 70%를 차지했다.

분당 바른세상병원이 절단사고로 내원한 환자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손가락 절단환자가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서동원 바른세상병원장은 "절단사고가 발생했을 때 응급처치를 잘못하면 접합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다"며 "절단된 부위의 미세한 조각이라도 모두 가져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얼음에 직접 담그면 안돼=대부분의 사람은 절단사고 때 얼음에 절단 부위를 담가 두거나 절단 부위의 소독 및 수분 공급을 위해 알코올,생리식염수를 사용하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얼음은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절단 부위에 닿으면 조직 손상을 일으켜 동상의 위험이 있다.

알코올은 혈관 손상을 불러와 조직 재생을 어렵게 만든다.

절단 부위를 생리식염수에 오래 담가두면 불어서 절단 부위와 크기가 달라지는 등 조직의 변화가 올 수 있다.

따라서 약국에서 생리식염수를 구입,절단 부위의 이물질을 제거한 후 냉장보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근육은 상온에서 6시간 이후부터 회복이 불가능한 괴사 상태로 변하며 4도에 잘 냉장되어 오면 12시간까지도 수술이 가능하다.

근육이 없는 손가락 등은 12시간 이내에 하는 것이 좋다.

◆손가락 수지접합술=수지접합술은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환부와 절단된 손가락 사이의 뼈를 금속판이나 강선으로 연결하고 정맥과 동맥의 각 혈관과 신경 피부조직 등을 봉합하는 것으로 혈관봉합이 가장 중요하다.

수술을 3~8시간 걸린다.

수술후 3주간 혈액 용해제 및 혈장 보충제를 사용하며 시술 부위에 광선치료를 이용해 따뜻하게 유지시켜준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