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LG카드 사태로 800억원대의 손실을 보고 떠났던 미국계 템플턴펀드가 최근 '경영참여' 목적으로 다시 LG카드 지분을 대량 취득,관심을 모으고 있다.

템플턴자산운용은 7일 LG카드 주식 577만여주를 매수,지분율이 종전 0.47%에서 5.19%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템플턴은 지난해 6월께부터 LG카드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여왔다고 밝혔다.

지분취득 목적은 '경영참여'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템플턴이 경영참여 목적을 밝힌 데 대해 향후 예정된 LG카드 매각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쥐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러나 "템플턴은 국내에서 5% 이상 지분을 취득한 모든 상장사에 대해 경영참여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는 만큼 특별히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며 "과거 LG카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 사들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템플턴은 2003년 11월 LG카드 지분 5.39%를 취득한 후 한 달 만에 지분율을 11.35%로 늘렸다.

이 과정에 투입된 돈은 모두 1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2004년 1월 LG카드 유동성 위기가 터진 후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급하게 처분하면서 8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손실을 봤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사장은 당시 LG카드 주식을 처분한 후 한국을 방문,기자간담회를 갖고 "LG카드가 갖고 있는 브랜드 파워나 고객 데이터베이스 자산과 비교할 때 저평가됐다고 생각해 투자했고 장기보유할 생각이었지만 한국 정부의 외압에 의해 팔았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템플턴은 현재 국내에서 SK㈜(6.06%) 삼성정밀화학(7.41%) LG화학(4.91%) 현대산업개발(16.40%) 대우조선(4.96%) 등 대형 우량주들에 대해 모두 '경영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 중이다. 보유지분 가치는 시가로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