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들어 신혼부부가 부쩍 늘고 있다.


병술년(丙戌年)인 올해는 역학에서 말하는 '쌍춘년(雙春年)'이어서 청춘남녀들이 결혼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입춘이 두 번 들어있어 쌍춘년으로 불리는 올해는 역학적으로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상서로운 해로 꼽힌다.


예식장 섭외 등 결혼 관련 용역을 전담 처리해주는 웨딩컨설팅 업체들은 이미 올 9월까지 예약이 거의 찬 상태에서 예비 신혼부부들의 문의가 계속 밀려들어 일손이 달린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와 함께 이장하기에 길일이라는 음력 7월(양력 7월25일~8월23일)과 7월 윤달(8월24일~9월21일)에 맞춰 묘를 옮기려는 수요도 많아 터가 좋은 곳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등 '쌍춘년 효과'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올해는 음력 7월 윤달이 끼는 바람에 날수가 양력 기준으로 1월29일부터 내년 2월4일 입춘을 포함해 2월17일까지 385일이나 돼 중요한 가정사를 행하는 데 더없이 좋다는 것이 역술가들의 주장이다.


역술인 정용덕씨는 "100년 만에 하늘의 문이 열리는 올해는 모든 기운이 충만해 결혼하면 백년해로할 수 있고 조상의 묘지를 건드려도 해가 없는 좋은 해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혼부부들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음력으로 2006년이 시작되는 지난 1월29일부터 3월 말까지 두 달간 서울 강남구의 혼인신고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195건이나 늘어난 644건에 달했다.


강서구에서도 579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쌍 증가했다.


웨딩 컨설팅업체 듀오웨드의 고미란 실장은 "예비 신혼부부들의 문의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40%가량 늘어 인력 부족을 느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혼부부들의 전세 수요도 덩달아 늘어 전세값은 강세다.


봄이 되면 전세값이 겨울보다 오르는 것이 보통이지만,올 3월 서울지역 전세가 상승율은 1.56%로 지난해 3월(0.23%)의 6배를 넘는 급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장하려는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행정복합도시 건설로 대규모 이장이 불가피한 연기군에서는 올해를 넘기기 전에 터가 좋은 곳을 골라 이장을 마치려는 종중 및 개인들을 중심으로 대토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에따라 묘자리로 좋은 곳은 지난해말 평당 10만원하던 것이 15만원까지 급등했다.


임달석씨(52·연기군 종촌리)는 "대체농지는 가격이 조금 싸면 먼 곳도 괜찮지만,조상의 묘자리는 가능한 한 가까운 곳에 정하려는 수요가 많아 연기군 밖으로는 잘 나가려 하지 않는다"며 "이러다보니 연기군 내에서도 좋은 자리는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기군 곳곳에 출장소를 내고 영업하고 있는 이장업체들도 올해가 이장하기에 더없이 좋은 해라며 전단지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분위기를 잡고 있다.


현재 10여개사가 현지에서 성업중인 이장업체 숫자는 상반기중 분묘와 관련된 2차 토지보상이 이뤄질 경우 30개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토지공사가 추산하는 연기군 내 묘지는 1만5000여기지만 400년간 터를 잡아온 임씨 종중의 묘만 2만5000기에 달해 모두 합하면 8만기에 육박할 것으로 이장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또 납골당에 안치되기 전에 거쳐가는 화장터에도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다.


벽제화장터 관계자는 "이장에 특히 좋다는 음력 7월 윤달에 화장을 할 수 있겠냐는 문의가 벌써부터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